배려와 경청

김 학 서 한국무역협회 고객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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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교에 다닐 때 나의 아버지는 항상 “50세까지만 열심히 일하고 그 이후에는 이웃과 더불어 베풀며 살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으며 그렇게 실천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된다. 내 생각에 나의 아버지는 일상생활이나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하신 분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분은 “나는 분명히 더 크게 성공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내가 사업을 할 때 내 주변에 많은 협력자가 있었지만 그들과의 거래시 언제나 내가 더 많은 이득을 보았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해서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아 “더 많은 이익을 얻었는데 왜 실패를 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했더니 그분께서 대답하시길 “내가 그들보다 이익을 좀 더 적게 보고 그들이 더 많이 가지도록 해 주었으면 나를 도와 줄 사람이 훨씬 많지 않았겠나. 그러면 내 사업이 번창하여 더 큰 성공을 거두었을 것이다.”

지금 내 아버지의 말씀을 곰곰이 반추해 보면 그 핵심에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들어 있는 것이다. 즉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나 비즈니스 세계에서 모두 통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 궁극적으로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상대방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이 아닐까 여겨진다. 그렇다면 배려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배려는 혼자만 잘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실천요소이다. 배려는 선택이 아니다. 공존의 원칙이다. 사람은 능력이 아니라 배려로 자신을 지킨다. 사회는 경쟁이 아니라 배려로 인해 더욱 품격 높게 유지된다. 세상사란 상대방의 관점에서 보려고 노력하면 풀리지 않는 일이란 없다. 베푼다는 것은 패배주의도 온정주의도 아니다, 공생의 길, 함께 승리하는 길이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배려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서로가 상생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주요한 키워드이며 서로를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지켜야할 덕목인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 상대방의 이익은 물론이고 나의 이익을 함께 크게 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내게 하는 핵심요인이라 생각된다.

다음으로는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비밀인 ‘경청’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경청이란 내가 말을 하기 보다는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정성을 다해 들어주는 것이다. 즉 이청득심(以聽得心),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내 말로 상대를 설득하려 하기에 앞서 상대의 말을 귀 기울여 들으라는 것이다.

경청을 하는 방법은 악기에 비유해 설명할 수 있겠다. 장자에 ‘음악 소리는 텅 빈 구멍에서 흘러나온다’라는 글이 있다. 바이올린을 비롯하여 모든 현악기는 울림통이라는 공명상자를 통해 소리를 만들어낸다.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비결이 텅 빈 공명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이다. 공명(共鳴)은 비어있음으로써만 가능해지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 역시 그러하다. 내 안에 있는 편견과 고집을 잠시 접어두는 것, 그것이 마음의 공명을 일어나게 해서 상대방에 관심을 집중하여 경청을 하게 하는 첫걸음인 것이다.

다시 말해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다’라는 경구나 ‘듣고 있으면 내가 이득을 얻고, 말하고 있으면 남이 이득을 얻는다’라는 아라비아 속담이 상대방의 마음을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경청의 요체를 정확히 표현하는 말이라 하겠다. 이처럼 우리는 언제나 ‘상대방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것(경청)이야말로 상대에 대한 최고의 배려’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 학 서 한국무역협회 고객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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