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경기필, 울릉도 클래식 연주회

울릉도 외로움 달랜 ...  '감동의 물결'

긴 여정의 끝은 큰 감동의 물결이었다.

지난 8일 오후 7시 울릉도 도동 울릉도 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금난새 & 경기필이 함께하는 ‘섬, 바다 그리고 사랑의 음악회’는

감동 그 자체였다.

사실상 울릉도에서 처음 열리는 오케스트라 공연이어서 인지, 문예회관에는 주민들은 물론 근무중인 군부대 장병들과 관광객들로 450석 규모 객석이 모두 채워지고 복도와 객석 뒤편까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에 화답이라도 하듯 금난새 지휘자는 연주할 곡의 주요 부분을 먼저 들려주면서 선율에 담긴 의미와 배경 등을 재치있는 위트와 유머로 설명한 뒤 맛뵈기식 연주를 들려주며 관객들을 클래식의 세계로 이끌었다.

경기필의 첫 연주곡은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울릉도 문예회관 개관을 축하라도 하듯 ‘기마병의 행진’ 등 흥겨운 서곡으로 출발했다.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중 ‘여름’을 마림바 연주자 황세미의 협연으로 이어갔다. 관객들은 황새미의 손놀림을 따라 시선을 고정했고 맑은 마림바 선율에 매료됐다. 경기필 또한 클래식의 멋진 화음으로 선사했고 관객들은 4번의 커튼콜로 화답했다.

마지막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 음악회 내내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기침소리 하나없이 고요함 속에 경기필의 연주를 경청하는 수준높은 매너를 보여줬고 연주가 끝났을 때는 환호가 잇따랐다.

모든 연주가 끝났을 때 관객들이 기립박수로 울릉도를 찾은 경기필에 앵콜을 요청하자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러시안 댄스’와 ‘라데스키’ 등 3차례의 앵콜 연주로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에 화답했다.

금 감독은 음악회 시작 전 관객들에게 들려준 “우리가 살아 섬에 들어왔답니다”는 말처럼 경기필이 울릉도에서 첫 클래식 연주회를 열기는 쉽지 않았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 향유를 원하는 관객들을 찾아가는 경기필의 연주 여행은 울릉도민들이 보여준 만족과 즐거움에서 보듯 수고로움 보다는 큰 기쁨이었으리라. 공연을 마치고 문예회관을 나서 하늘을 보니 별이 빛나고 있었다. 언제까지나 빛나는 경기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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