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성전환자 대상 첫 취업 엑스포 성황리 열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성전환 수술을 받은 구직자들과 수술 여부에 관계없이 유능한 직원을 채용하려는 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가 사상 처음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16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내에서 성전환자들의 연례 모임을 개최하고 있는 `남부협력협의회(SCC)'는 지난 14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컨벤션홀에서 `커리어 엑스포'를 개최했으며 이 자리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휴렛패커드, 아메리칸에어라인, JP모건체이스 등 20여개의 대기업들이 참가했다는 것.

일반 취업설명회장과 외견상 구분하기 힘들었던 이 자리에서 구직자들은 성전환 수술을 받기 이전과 이전의 이름들을 모두 적은 이력서를 작성, 구인 기업 담당자들에게 떳떳하게 제출하는 등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들이 연출됐다.

특히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일부 참가자들은 보다 화려한 복장과 귀걸이 등을 하고 기업체 담당자들과 면담하는 장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한 기업들로서는 자신들이 성전환에 긍정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기회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기존의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수술했다는 사실을 숨긴채 일하고 있는 상당수 성전환자들이 불참해 실제 구직.구인이 성사된 사례는 많지 않았으나 이번 모임은 앞으로 더 많은 성전환자들이 공개적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1년전 여성으로 성전환한 JP 모건의 데이너 컨(44)씨는 "내가 (성전환후) 이름을 바꾸기도 전에 회사 인사부는 새로운 이메일 주소를 발급받도록 하고 여자 화장실을 이용토록 해줬다"며 "이런 조치들은 내게 매우 고무적이었으며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들에게 이런 회사 방침을 알렸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연방 법률로 성전환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마련돼 있지 않지만 12개 주(州)에서는 차별 금지법을 통과해 시행중이며 연방 하원은 이달중 고용차별금지법을 상정시켜 논의할 예정이다.

또 대기업들도 성전환 직원들을 보호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휴먼 라이츠 캠페인' 조사에 따르면 포천(Fortune)지 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152개가 성전환 직원들에 대한 차별 금지를 명문화하고 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