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음악회·뮤지컬 등… 도서관에 오면 多있다

도서관이 진화하고 있다   /  <1> 책테마파크의 기획력

도서관을 자주 찾는 사람들은 안다. 도서관이 예전의 도서관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단순히 책만 읽고 공부하는 공간을 넘어 생활의 일부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고자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어떤 도서관은 시민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준비하고 어떤 도서관은 예쁜 전시공간도 마련했다. 요즘같은 비디오시대에 “책을 읽으라”고만 강요해선 따분하다고 외면받기 딱 십상이다. 경기일보는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지역 도서관들의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프로젝트 등을 소개, 디지털시대 책 읽기의 새로운 모델들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성남시 분당구 율동공원에 위치한 책테마파크는 외관부터 일반 도서관들과 차이를 보인다. 단순 건축업자가 아니라, 예술계에 종사하던 조각가와 건축가가 합작해 완성한 ‘작품’이라고 불리는 건축물은 유명 건축잡지에 실렸을 만큼 창조적인 외관이 일단 시선을 끈다. 싹뚝 자른 깍뚜기 마냥 생긴 딱딱한 도서관의 외모와는 다른 모습에 공원을 찾았던 시민들은 신기해서라도 책테마파크 내부를 들여다 보고자 한다.

단순히 외관만 꾸며서는 두번 이상 찾아오게 만들기 힘들다. 책테마파크는 주변 공원과 시설들을 십분 활용했다. 건축물 뒤에 마련된 야외 공연장을 활용해 매년 기획공연과 전시 등을 진행했다. 보통 도서관이 예산, 규제 등 제한을 받아 시민들에게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들을 마련해 한번 구경삼아 왔던 시민들의 발길을 “또 무슨 행사가 있나”라고 생각하며 다시 오게 만드는 것이다.

책테마파크 직원은 7명. 공공도서관에 비해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예산도 그렇다. 같은 예산이지만, 아이디어나 기획력 등을 활용해 보다 효율적인 마케팅으로 시민들을 끌어당기고자 했다. 책테마파크는 책 속 주인공을 작품으로 만들어내기도 하고 동화를 활용해 만든 뮤지컬 등을 보여주기도 했다. ‘강아지똥’과 같은 동화는 이미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졌었다.

박동기 책테마파크 차장은 “읽는 것보다 쉬운 보는 책을 제공한 것”이라며 “시민들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책과 보다 가까워 질 수 있도록 간접기회를 계속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예산이나 노력을 필요로 하는 공연이나 기획 전시 등에만 기획력과 아이템이 필요한 건 아니다. 여러 도서관들이 현재 제공하고 있는 ‘종이접기공예 프로그램’에도 기획력이 더해지면 보다 나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명절 책테마파크는 시민들을 초대해 종이접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물론 색다른 아이템을 고안한 공예 수업이었다. 다른 도서관이 제공하고 있는 종이접기는 시기나 의미보다는 아이들의 일시적인 재미를 위해 마련된다. 반면 책테마파크는 명절이라는 시기를 이용해 복을 받기 위한 복주머니를 종이접기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완성된 복주머니는 ‘복을 선물한다’는 뜻을 담아 부모와 가족에게 선물한다는 식의 이야기까지 덧붙여 흥미를 더했다.

박 차장은 “단순히 책을 읽는 기능을 넘어 비주얼이 갖춰져야 쉽게 눈에 띄고 이를 통해 책을 쉽게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같은 아이템도 밝고 재미난 이슈로 디자인을 제공해야 더욱 높은 호응을 얻어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