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청년 음악가들에 전한 신선한 영감의 무대

재즈피아니스트 댄 테퍼의 ‘작은 음악회’

피아노 치는 남자는 아름답다. 지난 4일 주한미국대사관 초청으로 뉴욕에서 날아온 25살의 재즈피아니스트 댄 테퍼(Dan Tepfer)는 피아노에 심취한 모습과 선율 등으로 여대생들의 시선을 받았다. 단국대 죽전캠퍼스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날 작은 음악회는 단국대 음대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젊은 나이지만 재즈피아니스트 자질이 철철 넘쳐 미국에선 알아 주는 음악가”라는 게 댄에 대한 대사관측 설명이었다. 어떤 천재성을 보여줄지 기대반, 호기심반 등으로 객석에 앉았다.

한동안 무대 위에서 즉흥연주에 대해 설명하던 댄은 프로그램과 달리 즉석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보겠다며 건반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가 설명하던 즉흥연주라는 것을 직접 보여준 것.

입으로 가볍게 내는 음을 따라 건반 위의 손은 같은 음을 내며 움직였다. 생각보다 즉흥연주곡을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그의 즉흥연주를 들으며 지루해질 즈음, 익숙한 선율의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인생은 연기 속에 재를 남기고 말없이 사라지는 모닥불 같은 것 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박인희의 모닥불이란 곡이었다.

아무런 계획 없이 치는 것도 즉흥 연주지만, 한번 들은 곡을 순식간에 제 입맛에 맞게 바꿔 연주해내는 것도 즉흥연주라는 것이다.

아는 선율이 나오자 학생들도 집중했다. ‘인생은 연기 속에’라는 부분이 그렇게 다양한 변주곡 형태로 연주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연주를 마친 댄은 “며칠 전 한국인 친구에게 배운 곡을 한번 처음 선보여 보았다”고 말해 학생들을 더욱 기쁘게 했다.

작은 음악회였지만 충분한 음악 감상 후 조그만 팬 사인회, 앵콜 공연 등이 이어져 음악을 공부하는 작은 음악가들에게 신선한 영감을 준 무대였다./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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