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지난 31일 오전 4차회의를 열고 마침내 전년 대비 74.1%의 인상률로 4천376만5천원의 내년도 의정비를 결정했다.
“며칠 동안 밤 잠을 설쳐 어지럽고 멍하다”고 심경을 토로하는 유광수 위원장의 초췌한 모습에서 시민들의 여론과 시정비의 현실화 사이에서 고뇌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천시 의정비 심의위원회는 당초 4천800만원의 의정비를 잠정 결정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해 26.3%의 적정하다는 답변과 너무 많아 줄여야 한다는 답변 67.3% 등을 얻어낸 것에서 보이듯 위원들이 여론조사 기간 내내 많은 시민들로부터 의정비를 내리라는 압력을 받았음을 고백했다.
이런 가운데 위원들은 난상토론을 거듭하고 ‘의정비의 현실화로 시의회에 다양한 전문가들이 진출하도록 해 지방자치의 격을 높이자’는 중지를 모아 이처럼 결정했다.
특히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눈치를 보며 대부분 오후 늦게 최종 회의 일정을 잡은 것에 비해 오전 9시부터 회의를 열어 소신껏 최종안을 결정 발표한 것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이번 이천시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통해 나타난 시민들의 이천시의회에 대한 인지도나 관심도를 “시의원들이 무보수명예직에서 유급제로 전환된 것을 아느냐”는 물음에 55%의 시민이 “모른다”고 답한데서 얻을 수 있다.
몇명의 위원들이 갖는 이러한 엄청난 권한은 일면 비민주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은 지방자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기초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독려가 동반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kimtc@kgib.co.kr
김태철 <제2사회부 이천>제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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