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회의 준비 본격화..압바스 美에 특사 파견

(연합뉴스) 미국이 오는 27일 메릴랜드의 주도인 아나폴리스에서 개최할 예정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 해결을 위한 중동평화회의를 앞두고 당사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18일 이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고위급 인사 2명을 미국에 특사로 파견했다.

나빌 아부 루데이나 수반실 대변인은 아나폴리스 회의에서 채택할 공동선언문 내용을 이스라엘과 조율해 온 야세르 아베드 랍보 수반 고문 등 협상팀 관계자 2명을 워싱턴에 보냈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관리들을 만나 이스라엘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쟁점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이 이번 회의에 가급적 많은 아랍국가 대표들을 초청하고 싶어하는 가운데 주요 아랍국들은 오는 23일 압바스 수반과 회동한 뒤 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아랍연맹 관계자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포함한 12개 회원국 외무장관이 23일 아랍연맹 본부에서 압바스 수반을 만나는 일정이 잡혀 있다"며 아나폴리스 회의 참가와 관련한 아랍권의 입장이 그 때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아랍국인 이집트와 사우디는 미국이 개최하는 중동평화회의를 지지하면서도 구체적 성과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 불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고, 시리아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의제로 다루지 않기로 합의한 골란고원 문제가 논의돼야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혀 놓은 상태다.

아나폴리스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돕기 위한 미국 우방들의 외교활동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아랍권의 대표적 친미 국가인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18일 시리아를 전격 방문했다.

압둘라 2세 국왕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만나 아나폴리스 회의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의 외무장관들은 이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을 방문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요르단강 서안에 조성된 이스라엘 정착촌이 평화정착의 주요 걸림돌이라며 이스라엘이 정착촌 확대를 중단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팔레스타인 신문 알-아얌이 보도했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예루살렘에서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을 만난 뒤 "지난 6∼7년 간 동결돼 있던 중동평화 과정을 되살려야 한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이 결단을 내려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토니 블레어 중동 특사는 18일 아나폴리스 회의의 후속으로 팔레스타인 원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 회의를 내달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레어 특사는 이 회의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과 현 지도부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의 미래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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