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04년 미국 핼러윈 주말에 1편이 공개돼 깜짝 히트를 거둔 뒤 지난해까지 3편이 만들어진 '쏘우' 시리즈는 비수기 저예산 공포영화로는 드물게 매번 1억 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며 제작사인 라이온스게이트에 부와 명성을 안겨줬다.
2004년 1편 공개 이후 매년 핼러윈 주말에 속편을 내놓고 있는 '쏘우' 시리즈는 전편들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도 속편을 선보였다.
2, 3편을 연출했던 28세의 젊은 감독 대런 린 보우즈먼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쏘우4'에는 살인마 직쏘 역의 토빈 벨과 아만다 역의 셔니 스미스, 호프먼 역의 코스타스 맨다이어, 릭 역의 리릭 벤트, 에릭 역의 도니 월버그 등이 전편에 이어 그대로 출연하며 스트리움 요원 역의 스콧 패터슨과 페레스 요원 역의 아테나 칼카니스 등이 새로 합류했다.
영화는 전편에서 사망한 직쏘의 사체부검 장면에서 시작된다. 부검 중 직쏘의 위장에서 왁스로 코팅된 마이크로녹음기가 발견되고, 직쏘 사건을 수사하고 있던 베테랑 형사 호프먼이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다.
녹음기를 틀자 직쏘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제 막 게임이 시작됐다"
한편 직쏘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케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두 명의 FBI 요원인 스트리움과 페레즈가 투입되는데, 케리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 현장을 둘러본 이들은 직쏘에게 제자 아만다 외에 또다른 도우미가 있을 것이라고 추리한다.
그 사이 전편에서 직쏘가 게임을 걸지 않았던 마지막 인물인 SWAT(경찰특수기동대)사령관 릭이 습격을 당해 의식을 잃었다가 생소한 장소에서 깨어나는데, 어느덧 릭은 자신이 직쏘의 새로운 게임에 휘말리게 됐음을 깨닫는다.
릭에게 주어진 게임의 룰은 단 하나. 자신이 살기 위해 호프먼을 비롯한 친구들을 죽이거나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대신 그들을 구하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은 단 90분. 시간 내에 4개의 게임을 모두 풀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송곳으로 눈을 찌른다든가 머리카락을 톱니바퀴에 끼여들어가게 해 머릿가죽이 벗겨지게 하는 등의 고어(gore)적 취향이 여전하며, 가장 큰 특징은 두 사람을 한 세트로 묶어놓고 하나가 살려면 다른 하나를 죽여야만 하는 설정이다.
결국 자신이 살기 위해 몸부림치면 칠수록 상대편은 끔찍한 고통을 느끼며 죽을 수밖에 없도록 만든 장치는 인간의 적나라한 본성을 밑바닥까지 드러내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사람의 고통을 즐기는 듯한 이런 식의 가학적 설정은 이미 전편들에서 숱하게 봐왔던 장면일 뿐 아니라 사지가 잘리고 내장이 튀어나오는 고어적 미장센 역시 전편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식상하다는 느낌을 많이 준다.
녹음 테이프의 목소리를 통해 살인을 게임하듯이 진행해나가는 '쏘우' 특유의 스토리 구성방식 역시 전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이제는 좀 지겹다.
이미 전편에서 죽은 직쏘가 죽은 뒤에도 대리인을 시켜 계속 살인행각을 이어간다는 설정도 돈벌이용 속편을 만들기 위한 억지스러운 설정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갈수록 상상력의 밑천을 드러내고 있는 '쏘우' 시리즈가 오리지널 영화의 신선한 충격을 그나마 유지하려면 더이상의 돈벌이를 목적으로 한 속편이 나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21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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