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제작발표회
(연합뉴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여자핸드볼 선수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든 임순례 감독과 주연 배우들은 10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훈련 과정이 너무나 고됐지만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선수 역을 맡은 문소리는 "살다가 험난한 산을 넘으면 이 다음에는 어떤 산을 만나도 자신 있게 되는데 이 영화를 만나니 그동안 자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영화는 어느 산보다 험난했지만 넘어지면 일으켜 줄 친구들이 있어 최고로 즐거운 산행이었다"고 말했다.
김정은도 "승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승리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라 출연하게 됐다"며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출연 안 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감당하기 어려운 훈련이었지만 같이 할 친구들이 있어 해낼 수 있었다"고 거들었다.
앞서 '세 친구'와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을 만들었던 임 감독은 "주변에서 여자 감독이면서 왜 남자 얘기만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 영화로 그런 얘긴 안 듣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유머 섞인 연출 소감을 밝혔다.
임 감독은 이어 "핸드볼이 소외된 종목인 데다 선수들이 열악한 상황에서 투지를 불태우는 이야기라 관심을 가졌다"며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걱정됐지만 나현 작가의 초고를 보고 영화화가 가능하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김지영도 "시나리오를 받고 감독님이 연출 의도를 적은 글에서 '일등주의가 만연한 세상에서 진정한 승자는 마지막 땀방울을 흘릴 줄 아는 사람'이라는 대목을 읽고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며 "찍는 순간순간이 너무나 힘들었는데 끝내고 보니 연기자로서 가장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강조했다.
골키퍼 역을 맡은 조은지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촬영이 끝나는 순간 시원하기보다 씁쓸함이 오래 갔다"며 "결과보다 과정 속의 감동이 더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감독 역을 맡은 엄태웅은 "선수 역의 여배우들을 지켜보니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향상돼 놀랐다"며 "고된 훈련으로 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촬영만 시작되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걸 보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핸드볼 실력에 대해 임 감독은 "김정은 씨는 기본 체력이 좋고 문소리 씨는 카메라 앞에서 순간적 파워를 내는 기술이 뛰어나다. 또 김지영 씨는 체력과 기술을 조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조은지 씨는 빠른 시간 안에 공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아테네 올림픽 당시 실제로 경기 중계방송을 맡았던 최승돈 KBS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아 "경기 재현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작과정의 열의와 성과물을 보니 현장에서 느낀 감동이 더 훌륭하게 살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또 당시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유니폼을 그대로 만든 옷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이 영화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이 금메달을 놓고 덴마크를 상대로 펼쳤던 명승부를 소재로 삼았으며 내년 1월10일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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