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여배우들 휘어잡은 여 감독의 카리스마>

영화 '우생순' 임순례 감독 호통치며 현장 장악

(연합뉴스) 내년 1월10일 개봉하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명승부를 펼친 핸드볼 여자 국가대표팀을 소재로 한 스포츠 영화다.

당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던지기로 안타깝게 은메달을 그쳤던 덴마크와의 결승전은 AP 선정 10대 명승부에 들기도 했다.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스포츠영화의 연출자는 여성 감독인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임순례 감독이다. 꽤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임 감독과 여자 핸드볼팀을 소재로 한 까닭에 문소리, 김정은, 김지영, 조은지 등 여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여성 영화'다.

문소리, 김정은 등 다른 영화에서는 단독 주연을 맡을 정도의 스타성을 지닌 배우들이고 또 여자가 많아 제작진은 그들이 혹시라도 불협화음을 내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촬영 전 석 달 동안 함께 연습하며 동료애를 다진 여배우들은 '임순례'라는 강적 앞에 똘똘 뭉쳤던 것.

제작사 MK픽처스의 심재명 대표는 "임 감독의 현장 장악력이 대단했다. 경기장에서 주로 촬영이 이뤄졌는데 넓은 곳에서 지시를 하다보니 임 감독이 메가폰을 주로 썼다. NG가 나거나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스태프나 다른 배우들 다 들리게 대놓고 연기 수정을 지시하는 등 창피를 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심 대표는 "이 때문에 여배우들이 촬영 끝나면 자주 술로서 울분을 달래기도 했다"고 웃으며 귀띔했다.

최근 열린 제작보고회 때 김지영은 임 감독의 카리스마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우리끼리 '감독송'을 만들어 부르기도 했다. '온다, 온다, 그녀가 온다, 이번에는 또 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 이런 가사의 노래였다"며 "지금은 현장을 끌고 나가야 하는 감독님의 깊은 뜻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지만 당시엔 정말 너무 무서운 분이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주연이라고 해서 특별대우는 없었다. 그냥 알아서 하라 그랬다"며 "큰소리를 치고 겁을 주면 꼭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와 일부러 더 소리친 부분이 없지 않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김정은은 "'우생순' 촬영하며 휴식시간에 그냥 바닥에 널부러져 쉬는 등 주연배우 대우라는 게 아예 없다 보니 광고 촬영장 같은 곳에서 의자 갖다주고 대우해주면 어색해졌다"고 말하며 웃었다.

내달 10일 개봉하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혹독한 훈련과정을 거친 배우들의 핸드볼 실력이 담긴 예고편으로 화제를 모으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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