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프랑스 영화 '칼라스 포에버'는 20세기 최고의 소프라노로 꼽히는 마리아 칼라스(1923~1977)의 은둔 시기를 다룬 일종의 가상극이다.
무대에서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사랑에서는 실패를 거듭해 말년을 불행하게 보냈던 칼라스는 1974년 한국과 일본 공연을 끝으로 무대를 떠났고 1975년 평생의 사랑이었던 선박왕 오나시스가 세상을 떠나자 칩거에 들어가 1977년 파리의 아파트에서 쓸쓸히 죽는다.
'칼라스 포에버'가 다루는 시기는 칼라스가 파리의 아파트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1975년에서 1977년까지다.
거듭된 실연과 정신적 불안으로 인한 자기관리 실패로 전성기 목소리를 잃고 한물간 소프라노 취급을 받던 칼라스가 오랜 친구이자 공연기획자인 래리의 권유와 친구들의 배려로 오페라 '카르멘'을 영화화하는 작업에 참여해 마지막 열정을 불사른다는 가상의 내용을 다뤘다.
프랑스 여배우 파니 아르당이 칼라스 역으로 열연했고 영국의 연기파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꽁지머리를 하고 다니는 게이 공연기획자 래리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일종의 '오페라 영화'이기도 한 '칼라스 포에버'에서는 전성기의 칼라스가 부르는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들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온다.
칼라스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 중 '정결한 여신'을 비롯해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잔니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비제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 등 대표적 소프라노 아리아들을 감상할 수 있다.
칼라스 팬이라면 특별한 경험이 되겠지만 오페라에 별 관심이 없더라도 그럭저럭 스토리가 있는 편이고 영화의 공간적 배경인 유럽 각지의 고풍스런 정취가 화면 곳곳에 녹아 있어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파리의 연예인과 상류층 거주지로 잘 알려진 방돔 광장과 트로카데로 광장, 샹젤리제 등의 우아하고 고색창연한 풍광이 영화 곳곳에 숨어 있다.
그러나 영화가 칼라스의 예술혼과 예술가로서의 열정, 완벽주의 성향 등을 지나치게 미화한 측면이 있어 칼라스를 싫어하는 오페라 팬이라면 거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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