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아닌 `현재'의 5.18 이야기>

저예산 5.18영화 `순지' 내년 5월 개봉

(연합뉴스) "그동안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들은 당시를 재현하는 방식이었는데 저는 현재 광주 시민들이 당시를 기억해내는 방식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내년 5월 개봉 예정인 저예산 독립영화 `순지'의 박광만(40) 감독은 `화려한 휴가', `박하사탕' 등 5.18을 다룬 기존 영화들과 자신의 영화 `순지'의 차별성을 이렇게 밝혔다.

박 감독은 지난해 자신의 영화 시나리오가 문화관광부의 지역 문화콘텐츠 발굴 지원 사업 응모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돼 (재)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 3억여 원의 제작비 중 1억 400여만 원을 지원받아 제작에 들어갔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진 이 영화의 첫 부분은 지난 5.18 전야제에서 열린 `5월에서 6월로'라는 재현 행사를 배경으로 촬영됐으며 8월에는 주인공 `순지'의 일상을 촬영, 현재 거의 모든 작업이 마무리돼 내년 5월 개봉 예정이다.

영화는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재구'를 찾아 광주를 방문한 순지가 2007년 5월17일 5.18 전야제에서 열린 재현극에 참가하면서 도청 옥상에 올라가 살풀이 춤을 추는 것을 기본 줄거리로 삼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5.18 전야제 행사에 참여한 실제 광주 시민들이 당시를 재현하는 현장 속에 영화의 주인공들이 들어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감으로써 `영화적 현실'과 `실제적 현실'을 혼재시키는 형식을 취했다.

이에 따라 영화는 5.18이 단지 과거의 일이 아닌 현재 광주 시민들에게 살아있는 역사이자 반복되는 역사라는 것을 강조하는 효과를 갖게 된다.

박 감독은 "이 지역 출신으로 5.18 당시 친한 친구가 희생되는 등 실제 많은 일들을 겪었다"며 "아직도 기억에 뚜렷한 당시의 이야기를 현재의 영화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5.18을 영화화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이어지면서 `화려한 휴가'의 제작사 기획시대가 또 다른 영화를 계획 중이며 `괴물'의 제작사 청어람은 강풀의 5.18을 소재로 한 만화 `26년'을 영화화하고 5.18기념사업회 청소년 백일장 대상작 `그날'을 소재로 한 단편영화도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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