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선율…특별한 ‘성탄선물’
즐거운 크리스마스 캐롤이 산부인과 병원에 울려펴졌다. 안산시 상록구 이동에 위치한 BM산부인과(원장 정인광).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이곳에서 지난 20일 오후 7시 신생아부터 50대 중년까지 30여명의 관람객들이 클래식을 감상했다.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지역 주민들이나 산모들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매월 셋째주 목요일이면 ‘BM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이날 연주단체는 바로크 음악을 레퍼토리로 활동하는 ‘율 스트링 챔버 앙상블’. 검은색과 붉은색 옷을 차려 입은 단원들은 익숙한 팝송과 크리스마스 캐롤 등을 선사했다.
대개 연주자들은 무대와 객석이 떨어진 실내 공연장에서 연주하지만, 이날 공연은 연주자의 숨결이 느껴질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생동감 넘치게 펼쳐졌다. 시작 전 튜닝하는 소리가 울리자 여느 공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본격적인 연주를 위해 무대에선 연주자들의 표정 또한 진지했다.
첫곡은 기품 있는 모차르트의 현악 실내악곡을 선사했고 올드 팝송인 ‘선샤인’ 등 2곡을 들려줬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등이 절묘한 화음을 이루며 익숙한 곡들을 연주하자 관객들의 표정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채 돌이 지나지 않은 아이들은 ‘징글벨’을 연주하자, 자그만 손으로 손뼉 치는 시늉을 하며 박자를 맞췄고 초등학생 10여명도 공연 내내 감상에 흠뻑 빠진 모습이었다. 첼로의 중·저음은 차분하면서도 위엄이 느껴졌다. 음악에 심취한 첼리스트의 경쾌한 몸동작이 흥을 돋웠고 연령대를 넘어 하나가 됐다. 공연 후 앵콜이 쏟아졌다. ‘종소리 울려라’와 ‘기쁘다 구주오셨네’ 등으로 대미를 장식했고 관람객들은 특별한 연말 음악회를 감상했다.
정인광 원장은 “아픈 환자를 대하며 웃을 일이 많지 않은데, 매달 음악회를 열면서 제 자신 스스로가 간병받는 기분”이라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문화예술을 만끽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BM산부인과는 가야금 연주를 비롯 클라리넷&섹스폰이야기, 여성음악단체 레뮤젠, 한마음 클라리넷 앙상블, 오카리나 등 다채로운 연주를 선사했다. BM아카데미를 운영, 문화활동도 펼치고 있다. 문의(031)502-0078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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