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순례-충현 박물관

종가와 조선시대 선비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충현 박물관

선비문화와 종가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조상들의 삶의 흔적을 더듬어 볼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

광명시 소하2동 1085의 16에 있는 충현박물관(관장 함금자).

이 박물관은 조선시대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 1547-1634) 선생과 그의 직계 후손들의 유적과 유물이 보존돼 있는 곳이다. 태종의 12번째 아들 익령군(益寧君)의 4대손인 선생은 선조, 광해군, 인조 3대에 걸쳐 영의정을 지냈으며 ‘오리정승’으로 널리 알려졌다.

투철한 책임감과 애민정신으로 많은 업적을 남긴 선생은 병졸의 입번(入番)제도를 개선해 전국적으로 확대하거나 안주목사 (安州牧使) 시절에는 뽕나무를 권장하여 ‘이공상(李公桑)’이라는 별명을 얻고 대동법(大同法)을 실시하여 백성의 세금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선생이 말년에 여생을 보냈던 이 일대는 인조께서 선생에게 하사한 관감당(觀感堂), 사당인 오리영우(梧里影宇), 충현서원지(忠賢書院址), 종택(宗宅) 등 지정문화재가 있다.

또 선생이 거문고를 타던 탄금암(彈琴岩)과 400년 수령의 측백나무, 최근 복원된 풍욕대(風浴坮), 삼상대(三相臺)와 같은 정자가 남아있어 조선시대 선비의 담백한 옛 풍류도 엿볼 수 있다.

전시관에는 선생의 영정(影幀), 친필, 교서, 문집, 사궤장연첩과, 그 후손들이 남긴 고문서, 목가구, 제기, 집기 등이 전시돼 있다. 친필로 남긴 유서(遺書)와 사랑하는 손녀 계온이에게 주는 시(詩)를 통하여 한 가정의 어른으로서의 자상하고 따스한 정이 있는 가르침을 느낄 수 있다. 종가(宗家)의 생활용품을 통하여 급변하는 세태 속에서도 충효정신과 전통제례를 이어가던 선비가문의 청렴한 생활철학도 만나 볼 수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글 광명=배종석기자·자료제공 충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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