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잔잔한 매력 '굿나잇'

(연합뉴스) 할리우드 스타 귀네스 팰트로의 동생인 제이크 팰트로의 장편 데뷔작 '굿나잇'은 한 남자의 꿈과 현실에 관한 영화다.

남자가 꿈을 통해 현실 속 삶과 인간관계를 점검한다는 이 영화의 내용에는 새로울 것이 없다. 같은 꿈을 소재로 삼았다고 하더라도 미셸 공드리 감독의 '수면의 과학'처럼 기발한 아이디어와 범상치 않은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과는 거리가 멀다. 도입부에서 주인공의 평범한 삶에 아무런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면 상영시간 내내 지루함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거창하게 삶에 대한 해석을 내놓거나 멋을 부리는 시도를 하지 않은 투박하고 편안한 화법에 이 영화의 매력이 있다. 시간이 지나 빛이 바랜 연인 관계와 환상 속의 여인을 묘사하는 부분은 세밀하고 현실적이며, 과장하지 않은 유머감각도 잔잔한 웃음을 준다. 성적 욕구나 속물근성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지 않고 평범한 남자의 꿈의 세계로 그려낸 부분에서도 솔직함이 돋보인다.

영화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귀네스 팰트로와 페넬로페 크루즈, 두 스타 배우의 매력 대결. 팰트로는 평소 고수했던 금발에 우아한 분위기를 싹 걷어낸 대신 갈색 머리를 양갈래로 꽁꽁 땋고 방황하는 남자친구를 실망과 애정이 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여자로 변신했다. 반면 크루즈는 대사가 거의 없는 '환상 속의 여인'의 이미지를 그림 속 한 장면처럼 그대로 그려냈다.

한때는 잘나가던 밴드의 멤버였지만 지금은 광고주의 입맛에 맞는 음악을 만들며 살고 있는 작곡가 개리(마틴 프리먼). 그는 친구의 여자친구였던 박물관 큐레이터 도라(귀네스 팰트로)와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뒤 오랜 기간 사귀어 왔으며 지금은 동거 중이다.

개리는 밤마다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한다. 신비로운 미모의 여자 애나(페넬로페 크루즈)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꿈이다. 꿈이 반복되면서 개리는 애나에게 더욱 집착하게 되고 일부러 애나의 꿈을 꾸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까지 한다.

갈수록 이상해지는 개리 때문에 참다 못한 도라는 해외 출장을 떠나 버리고 개리는 현실 속에서 애나를 실제로 만나게 된다.

2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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