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불안, 지혜로운 해법은?

최상래 한국전자상거래학회장 경기대 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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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이 몹시 불안하다.

원화환율은 지난 17일엔 하루에 31.9원이 오르는 등 최근 10여일 만에 100원이 올라 1,029.2원으로 급등하여 단번에 1,000원을 훌쩍 넘는 이상현상을 보였다. 이를 우려한 외환당국자의 구두개입발언으로 이튿날엔 15.2원이 떨어진후 1,010원을 전후로하여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 같이 원달러환률이 가파르게 상승한후 우리 외환시장은 안정을 찾지못한채 불안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는 외환시장에 드리운 불안요소가 가시지 않은채 미국과 국내금융시장의 여건과 흐름이 호전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달러 환율 급등의 원인은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이은 베어스턴스의 부실화로 인한 미국의 신용경색,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과 역송금 필요 등에 의한 미달러의 수요급증과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적자 등에 근본적인 원인을 두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성장을 목표로 한 새 정부 당국자의 어설픈 ‘환율주권’을 강조함으로 시장은 정부가 환율상승을 원하는 것으로 받아드리고 이러한 시장움직임을 내심 반기는 듯 비침으로 앞으로 환율이 더 오르리라는 기대심리를 시장에 불어넣어 줌으로 달러에 대한 가수요가 겹치게 된 것이다.

물론 환율상승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도 크다. 수출 경쟁력을 높여 수출이 늘어남으로써 수출기업에 커다란 혜택을 가져다 주고 재투자와 생산증대 그리고 고용증대를 가져온다. 나아가 거시적으로는 수출신장을 통하여 최근 수개월에 걸친 경상수지적자를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의 한국수출신장이 환율상승에 크게 의존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세계외환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는 나 홀로의 현상이다. 미달러 가치의 하락으로 유로나 엔 등 세계 주요국 통화는 강세를 이어가는데 비하여 유독 원화의 가치만 하락하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다. 여기에 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의 문제와 불안요소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환율이 급등하면 수입물가가 올라 국내 소비재 물가 상승에 불을 지피게 된다. 달러가치 하락으로 인하여 세계시장의 유가와 국제 원자재 및 곡물 가가 폭등한데다가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국내 물가를 크게 뛰게 할 뿐 아니라 외채를 쓰고 있는 기업은 빚 부담이 더욱 무거워 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환당국에서 쓸 수 있는 대책은 마땅치 않다. 환율에 손대 수출을 늘리거나 경기를 부양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또한 환율 조정을 위한 정부당국의 시장개입 역시 한계가 있으며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인위적인 환율정책으로 외환위기의 낭패를 본 쓰라린 경험을 잊어서는 안되다.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역시 글로벌 금융시장에 모두 개방되어있으므로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해외변수에 의해 크게 움직이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므로 기본적인 경기대책을 차질 없이 수행하여 실물경제를 궤도에 올려놓음으로써 우리 외환시장에 건전성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또한 각 경제 주체나 기업들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분석하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능력을 갖추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환헤지(환차손 예방 위한 환율고정 방법을 최대한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어설픈 시장개입을 통한 외환시장의 안정의 도모를 기하려는 생각은 옳치않다. 이상 현상이라고 판단될 때 외환시장에 심리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구두개입 수준에서 지켜보고 환율은 모두 시장에 맡기면 된다. 글로벌 외환시장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방법을 경제주체 스스로가 갖추는 것이 최선의 길이기 때문이다.

최상래 한국전자상거래학회장 경기대 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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