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서툰 남녀’의 유쾌한 하룻밤

순박한 도둑 vs 푼수같은 집주인 /  코미디 소란극 ‘서툰 사람들’

도둑조차 무서워하지 않는 호기심 많은 당차고 귀여운 집주인 유화이, 몽타주까지 배포된 어엿한 도둑이라고 자랑하는 착하고 순박한 도둑 장덕배, 세상에 할 말이 많고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남자 김추락, 교감의 소개로 사진 한장만 보고 유화이를 흠모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소심남 카세일즈맨 서팔호, 한밤중에 딸 집에 찾아와 장덕배를 남자친구로 오해하고 상황을 난감하게 몰아가는 아버지 유달수….

정 많고 순박한 스물 다섯살 ‘서툰 도둑’과 당차고 귀여운 하지만 약간은 푼수 같은 스물 다섯살 ‘서툰 집주인’의 유쾌하고도 따뜻한 하룻밤 이야기가 펼쳐진다.

부천문화재단은 오는 11~12일 시즌 파트2 두번째 공연으로 장진 감독의 코미디 소란극 ‘서툰 사람들’을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서툰 사람들’은 일반적이고 평범한 상황의 설정을 살짝 비틀어 전혀 다른 상황을 만들어 가는 장진식 코미디.

젊은 도둑과 젊은 집주인이 독특한 상황에서 남다른 방법으로 풀어나가는 사랑과 우정의 예감을 흐믓하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중학교 여교사인 유화이, 어느날 독신자 아파트인 그녀의 방에 서툰 좀도둑 장덕배가 들어온다. 군대를 갓 제대하고 밤손님 대열에 뛰어든 그는 도둑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리숙하다. 밧줄 묶는 법을 몰라 수첩을 꺼내 연구하고, 쉴 새 없이 조잘대는 유화이에게 꼬박꼬박 대답까지 해주는 등 친절하기까지 하다. 유화이 또한 만만찮다. 변변한 것 없는 자기 집에 들어온 도둑에게 불쌍하다며 모두 털어가라고 조잘대고 급기야 비상금이 있는 곳까지 알려준다. 이런 가운데 둘이 똑같이 스물 다섯살이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덕배와 화이는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이름을 밝히며 친구가 되기로 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분신 자살하겠다는 아래층 남자 김추락의 출현으로 경찰들이 총출동한 것도 모르고 자신을 잡으러온 경찰로 오해해 안절부절 못하는 덕배, 소동이 잠잠해질 즈음 유화이에게 집적거리는 자동차 영업사원 서팔호가 나타나 정신을 빼놓고, 급기야 한밤중에 별난 아버지 유달수가 찾아와 장덕배를 남자친구로 오해하면서 상황은 자꾸만 꼬여간다.

이 연극에는 서툰 사람 다섯명이 나오지만 실제는 세명이 끌어간다. 장덕배와 유화이의 상황도 재미있지만 김추락·서팔호·유달수를 연기하는 1인 3역의 멀티맨의 연기가 관객들을 배꼽잡게 한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

11일 오후 8시, 12일 오후 4시와 7시. R석 2만5천원, S석 1만5천원. 문의(032)320-6335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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