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녹음실ㆍ음향회사 기증하겠다"

'더 타임머신' 천안ㆍ서울 공연 이어 미주 투어

(연합뉴스) 노래는 추억을 동반한다. 이승철의 공연에서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 눈물 훔치는 30~40대 관객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의 새 공연 브랜드는 '더 타임머신(The Time Machine)'. 그러나 과거가 아닌, 미래를 지향한다. 무빙 트러스(Moving Truss)를 이용해 미래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히트곡을 일렉트로니카로 편곡해 디지털 사운드를 선보인다.

첫 공연은 5월10일 충남 천안 유관순열사기념관. 이어 5월23~24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 무대에 오른 뒤 7월부터 뉴욕ㆍLAㆍ워싱턴ㆍ샌디에이고ㆍ하와이 등 미국 투어에 나선다.

이때 미국에서 녹음해 최근 음반 전속 계약을 한 CJ미디어를 통해 9~10월께 음반을 발매할 예정이다. 일본 매니지먼트는 배용준의 소속사인 BOF와 구두 계약을 한 상태다.

그는 국내에서 첫손에 꼽히는 보컬리스트답게 공연 얘기를 할 때면 음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한다. 루이레코딩스튜디오(녹음실)에 이어 25억 원을 투자해 음향전문회사인 루이사운드를 설립한 것도 그 때문이다.

영화관이나 가정용 홈시어터에서 접한 고감도 음향시설인 '5.1 돌비 서라운드 시스템'을 이번에도 선보인다.

"이 시스템으로 공연하기 위해선 음원을 모두 다시 녹음해야 하죠. 녹음 스튜디오와 음향회사가 없으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요. 녹음실과 음향회사를 만든 건 제 음악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인 것 같아요. 음악적인 욕심을 편안하게 낼 수 있는 이유죠."

향후 녹음실과 음향회사는 예술대학 엔지니어스쿨 등에 기증할 것이란 계획도 귀띔했다.

하나 남은 욕심이 있다면, 공연 전용극장을 갖는 것.

그는 "1천2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갖고 싶다"며 "10년 안에 미사리 인근에 한전아트센터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서커스 '퀴담'의 내한 때 공연장이던 천막을 사고 싶었다. 공연장 대관이 너무 힘드니까, 고수부지에 천막 쳐놓고 공연하고 싶더라"고 말했다.

관객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해 명품 공연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일종의 감동 마케팅이다.

시작 전 공연장을 찾으면 페스티벌처럼 느끼도록 물풍선 놀이, 솜사탕, 음료 등을 공연장에 마련하고 음료, 케이크 등이 구비된 VIP 관객용 라운지를 준비한다. 또 아이를 동반한 관객을 위한 유아방도 갖춘다.

"서비스가 기본이 되는 공연 문화가 돼야 해요. 기본적인 것들이 갖춰질 때 관객은 더 크게 감동받거든요. 예를 들어 가수도 마찬가지죠. 국내 방송 환경은 정말 발전했는데 안 바뀐 것 딱 하나가 대기실이에요. 의자 두 개에 물병 하나, 너무 서글퍼요. 일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되는 사람만 된다'는 빈부 격차가 큰 공연업계에서 그가 지속적으로 공연할 수 있는 원동력은 역시 관객.

"제 공연은 95%가 처음 오거나 5~6년 만에 나들이한 분들이에요. 한편으로는 웃기는 얘기죠. 아직도 시장의 고객이 많다는 거니까요. 그럼에도 전 5%의 골수 팬을 위해 계속 콘셉트를 바꿔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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