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한우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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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완전 개방 조치 대응책으로 전국 양축 농가들과 지방자치단체들이 고급 브랜드 한우 육성에 사활을 걸었다.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평창 한우마을’은 주민10명이 1억원씩 투자해 출범한 영농조합법인이다. 이들 주민 ‘이사’ 10명 중 4명은 한우를 600마리 이상 키운다. 나머지 이사들은 한우 유통·판매 경험자들이다. 영농법인이 직접 정육점 겸 식당을 운영한다. 이들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유통 마진을 없애 소비량을 늘렸다. 산지 소값이 내릴 경우 바로 소비자 가격도 내리는 소값 연동 체제도 구축했다. 소비자 직거래와 박리다매로 생산자와 소비자, 판매자가 모두 윈윈하는 방법을 찾았다.

인천 강화군은 ‘강화섬 한우’의 인터넷 판매 특히 최근 강화약쑥 사료 개발에 성공한 ‘강화섬 약쑥 한우’를 최고급 웰빙 브랜드로 상품화할 방침이다.

제주도는 조선시대 진상품이었던 제주흑우(黑牛)의 명품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470여마리에 불과하지만 2020년까지 한우 8만여마리를 모두 흑우로 대체할 계획이다. 충남도와 농협충남지역본부는 대표 한우 ‘토바우’에 올인키로 하고 올해부터 2011년까지 전국에 700~800곳의 토바우 전문식당을 개설키로 했다. 충북도는 광역 브랜드인 ‘청풍명월 한우’의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의 3배인 1천500마리로 높여 잡았다.

경북 안동의 1등급 한우 ‘안동비프’는 최근 수도권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횡성한우’로 유명한 강원도는 도내 6개 한우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하는 등 2017년까지 총 61개 사업에 6천800억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고급 브랜드인 ‘지리산 순한 한우’와 ‘함평 천지한우’ 판매에 충력전을 펴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도 국민소득 3만달러가 넘으면 일본처럼 (우리 쇠고기 값의 10배인 일본 화우같은) 최고의 쇠고기를 먹으려는 수요자가 많아질 것”으로 내다 봤다. 축산농가의 피해대책을 ‘비싸고, 질 좋은 한우 육성’으로 잡은 셈이다.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는 일부 축산농가들의 비판에 대통령은 생각을 달리하는 것 같다. 문제는 한우 사육의 영세농가 피해를 어떻게 보느냐에 있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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