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心’ 잊어버린 과천시의원들

김형표 <제2사회부/과천> hp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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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과천시의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의원들이 제2차 추경예산을 심의하면서 시민들이 원하는 사업비를 삭감하는가 하면 공무원을 비하하는 발언까지 일삼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부에선 시의원들이 선거 당시 초심을 잊어버리고 시민들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과천시 공직사회에선 시의원들이 공무원을 ‘아랫사람 대하듯’ 한다며 시의원들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 지난 2차 추경예산 심의때 한 시의원이 공무원에게 답변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답변’이란 단어 대신 ‘진술’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진술’의 사전적 의미는 범죄자가 수사관에게 범죄 사실을 털어 놓는 것을 의미한다. 시의원이 공무원을 범죄자 취급은 하지 않았겠지만 진술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물론 감사기관과 피감사기관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 예의는 지켜야 한다.

시의원들의 예산심의 내용도 문제다. 사업의 필요성과 효율성 등을 따져 예산안을 심의해야 하는데도 정치적 논리와 개인적 철학이 개입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심의에서도 어린이 교통광장 조성사업과 방범용 CCTV 설치 사업비를 삭감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이들 사업은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추진된 사업들이다. 그런데 시의원들이 주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예산을 삭감했다.

시의회는 정치 초보자들이 정치적 야망을 키우는 곳이 아니다. 시의회는 집행부와 양 수레바퀴가 돼 주민들이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상의 목표인 것이다.

시의원 모두가 지난 선거에서 살기 좋은 과천을 만드는데 머슴처럼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과천시민들은 그 약속을 믿고 현재의 시의원들을 선택했다. 그러나 임기 절반을 앞둔 현재 시의원들이 진정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

시의원들은 무료 봉사직이 아니다. 월급을 받고 의정활동을 하는 직업 정치인이다. 직업 정치인으로서 자질이 부족하거나 결격사유가 있으면 사표를 받아야 한다. 이제라도 시의원은 선거 때 시민과 약속한 초심을 갖고 있는지, 아니면 정치적 권력에 취해 공무원도, 시민들도 무시하는 권력 중독에 빠져 있는지 스스로가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고 본다.

/hp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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