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영웅은 바로 너 '쿵푸 팬더'

(연합뉴스) 유쾌, 상쾌, 통쾌한 애니메이션이 찾아온다. 잭 블랙, 앤젤리나 졸리, 더스틴 호프먼, 청룽, 루시 리우 등 초호화 목소리 연기진이 참여한 '쿵푸 팬더'다.

제61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오르면서 쟁쟁한 톱스타들이 대거 참석해 영화제 초반을 뜨겁게 달구었던 '쿵푸 팬더'는 드림웍스사가 올해 내놓은 야심작. 그런만큼 '슈렉'의 성공을 잇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서양의 동양에 대한 동경, 그것이 비록 소재 빈곤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지라도 할리우드가 이를 상업적으로 풀어내는 솜씨는 감탄할 만 하다.

쿵푸, 팬더. 제목에 쓰인 이 두 가지는 모두 중국을 대표하는 것들. 화려한 무술이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며 실사 이상의 속도감을 보여준다.

여기에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도 결코 가볍지 않다. '네 안에 있는 영웅을 깨워라'라는 광고 카피가 보여주듯 영화는 평범한 동물 팬더가 내면에 있는 용기를 깨워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어린이에게나 어른에게나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다.

존 스티븐스, 마크 오스본이 감독을 맡았지만 한국 관객에게는 스토리를 담당한 제니퍼 유 넬슨과 레이아웃 연출을 담당한 전용덕 씨의 참여가 반갑다. 이들은 곳곳에 한국적 색채를 집어넣었다.

영화에서 가장 화려한 액션신으로 꼽히는 포와 스승 시푸의 젓가락 무술신에서 젓가락의 기본 생김새가 그렇다. 같은 젓가락 문화권이라 할 지라도 중국, 일본, 한국의 젓가락은 생김새에서 차이가 있고, 한국 출신 애니메이터는 (비록 별 것 아니게 보일지라도) 한국 것을 선택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알렸다. 액션의 상당 부분이 태권도와 닮아있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제니퍼 유 넬슨은 드림웍스 차기작 연출이 내정돼 있고, 전씨는 '슈렉4'의 비주얼을 책임진다.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것은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

코미디 연기를 주로 해온 잭 블랙은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캐릭터를 표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칸 영화제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스스로도 밝혔듯 잭 블랙은 100% 팬더 '포'로 녹아있다.

앤젤리나 졸리는 그다지 많은 대사를 하지는 않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노련한 배우 더스틴 호프먼도 처음 참여한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에서도 관록을 드러낸다.

평화의 계곡, 대대손손 이어져온 국수집에서 아버지의 일손을 도와 국수배달을 하는 팬더 포. 아버지는 아들에게 국수의 비법을 알려주고 싶어하지만, 포의 관심사는 오로지 쿵푸 뿐이다. 포는 가게 일은 뒷전으로 하고 대대로 내려오는 쿵푸의 비법이 적힌 용문서의 전수자를 정하는 '무적의 5인방'의 대결을 보러 시합장을 찾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마을의 현자 우그웨이가 포를 용문서의 전수자로 점지해버린다.

자신의 몸을 가누기도 벅찬 비만 팬더 포는 자신이 영웅이라는 소리에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쿵푸 마스터 시푸는 이런 포가 못미덥지만 자신의 스승이 점찍은 '예언의 인물'이기에 어쩔 수 없이 그를 가르친다. 시푸 사부의 수제자인 크레인, 바이퍼, 몽키, 타이그리스, 맨티스가 함께 포의 훈련에 참여하지만 포는 굼뜨기만 하다.

시푸가 포에 기발한 맞춤교육을 하고 있는 동안 계곡의 위협적인 존재로 20여년 간 감옥에 갇혀있던 타이렁이 탈옥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의 목적은 최고의 권법 기밀이 담긴 용문서를 빼앗는 것.

포는 용문서의 '비법'(이것이 바로 영화가 주는 메시지다)을 터득하고 타이렁과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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