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전문 분야에 일가견을 이뤄 능숙한 여성을 가르키는 말로 쓰이는 것이 여류(女流)다. 예컨대 여류시인 등이다. ‘남류’(男流)란 말은 없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드물었던 시대에 여성의 사회진출을 예외적 희소가치로 본 대명사가 곧 여류다. 반면에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남성의 사회진출은 당연한 것으로 보아 ‘남류’란 말은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노동집약형의 농경사회나 산업사회에선 체력이 센 남성이 우위였으나 지식산업에 든 이 시대는 남녀구별의 장벽이 무너졌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일상적 보편가치로 당연시된다. 실제로 어느 전문 분야를 막론하고 여성의 활약이 눈부시다. 각종 국가고시합격자만도 남성보다 여성이 많은 ‘여초현상’일 뿐만이 아니라 수석은 으레 여성이다. 예를 들면 장차는 법조도 여자 판·검사가 더 많아질 것이다. ‘여초현상’에서 여류란 의미가 없는 구시대 잔재다.
세계적으로 정치지도자 중에도 여성이 늘고 있다. 여자대통령 또한 이미 상당수 배출됐다. 일류국가로서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 있는 필란드는 대통령과 총리가 모두 여성이다. 국내에서도 여성 정치인이 늘어 18대 여성 국회의원이 18대 보다 증가했다.
그런데 가장 보수적인 데가 지방정치다. 지방자치 이후 예컨대 지방의회의 여성 진출은 다른 분야만큼 신장되지 못하고 있다. 광역의회는 그래도 좀 낫다. 기초의회는 아직도 구시대다. “그만한 여성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은 억지다. “그럼, 그런 남성들은 뭐가 얼마나 잘 낫냐?”는 반문이 성립된다.
시·군의회 의원이 10명 안팎인 ‘미니의회’가 적잖다. 이런 기초의회는 또 그렇다손 쳐도 수원·안양·성남시처럼 의원이 수 십명되는 기초의회는 여성의원의 활약이 기대된다. 지방의회의 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있다.
수원시의회는 경기도 수부도시 의회다. 관심은 상임위원장 자릴 전반기처럼 남성 일색으로 또 독점할 것인 가에 있다. 상임위원장 감으로 적재적소를 찾는다면 여성이 더 제격인 자리가 없지 않다. 수부도시 의회로써 여성 상임위원장 하나쯤 배출하는 앞서가는 의회상 면모를 보여줄 만 하다. 요컨대 문제는 열린 생각으로 크게 보느냐, 닫힌 생각으로 좁게 보느냐에 달렸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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