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빚어낸 아날로그…'그녀는 예뻤다'>

국내 첫 로토스코핑 영화 만든 최익환 감독

(연합뉴스)배우 김수로, 김진수, 강성진이 박예진과 함께 별빛이 반짝이는 학교 운동장에서 춤을 춘다.

이들은 한참 티격태격한 끝에 막 화해를 한 터. 서로의 손을 잡고 둥글게 서서 춤을 추던 이들의 얼굴에 행복감이 흘러넘치더니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하늘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흰 눈이 흩날리고 주변 산동네의 불빛은 소박하게 반짝인다.

영화 '그녀는 예뻤다'의 가슴뭉클한 이 엔딩 신은 실사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컴퓨터그래픽(CG)을 사용해 인물과 배경을 합성하면 가능은 하겠지만 CG 특유의 이질감 때문에 환상적이기도, 감동적이기도 쉽지 않다.

영화가 이런 장면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실사 영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바꾸는 '로토스코핑'(Rotoscoping) 기법 덕분이다. 영화는 실사영화의 화면에 프레임별로 색깔을 입혀 따뜻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오는 12일 개봉을 앞두고 영화아카데미 회의실에서 만난 이 영화의 최익환(38) 감독은 "디지털의 프로세스를 사용해 아날로그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3년 전 데뷔작 '여고괴담4-목소리'를 내놓은 최 감독은 현재 영화아카데미에서 초빙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이 영화는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하는 HD디지털장편영화 프로젝트 4편 중 하나로 기획됐다. '짝패'(류승완),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박찬욱), '아버지와 마리아 나'(이무영)가 다른 3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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