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21세기 공주병' 전염시킬래요"

'소 핫'으로 '텔 미' 영광 재도전

(연합뉴스) "'공주는 외로워' 이후 최고의 노래래요."(멤버들)

'니가 날 사랑한다니 어머나 다시 한번 말해봐~'라며 '텔 미(Tell Me)'를 외치던 소녀들.

팬들의 사랑이 지나쳤던 걸까. 5인조 여성그룹 원더걸스가 3일 발매한 세번째 프로젝트 음반 '소 핫(So Hot)'은 전국 여성들에게 이제는 '21세기 공주병'을 전염시킬 태세다.

'아임 소 핫(I'm so hot) 난 너무 예뻐요/ 아임 소 파인(I'm so fine) 난 너무 매력있어/ 아임 소 쿨(I'm so cool) 난 너무 멋져~ '.

원더걸스가 변신 단추를 눌러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며 한층 진화했다.

'뽀글이' 퍼머에 원색 액세서리, 1980년대 마네킹 차림으로 '레트로' 열풍을 이끌던 이들은 미래지향적인 표범무늬 의상으로 갈아입었다. '텔 미'의 '팔찌춤'은 '소 핫'의 '브이(V)라인 춤'으로 바뀌었다.

'텔 미'가 국민가요로 부상할 때 가요계에서는 우려의 시각이 컸다. 프로듀서 박진영의 노래 한곡 으로 '국민 여동생'으로 떴지만 후속 히트작이 나오지 않으면 가파른 하향곡선을 탈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그러나 기우(杞憂)였다. 지난달 말 온라인에서 미리 공개된 '소 핫'은 그날로 각종 온라인 차트 1위를 휩쓸었다.

"어린 나이에 사랑받으니 감당하기 힘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가 무대에서 즐기고 사람들도 함께 신나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죠."(선미)

쉬운 멜로디, 재미있는 춤 덕택에 일반인들이 UCC 동영상으로도 제작해 순식간에 퍼진 '텔 미'처럼 '소 핫'을 쉽게 배우고 맛있게 부르는 비법을 들어봤다.

"자아도취예요. '철판' 깔고 '나만 보니 얘들아, 내가 그렇게 예쁘니'라는 생각을 해야하죠. 녹음할 때 작곡가가 '선미야, 남자들이 너만 본다고 생각해라'고 하셨어요. 마이크 잡고 3분만 공주병에 걸리면 되요."(선미)

"노래를 부른다기보다 말한다고 생각하세요. 예를들면 '아~ 이거 진짜 맛있어'라고 말할 때 멜로디를 살짝 싣는 느낌이죠."(선예)

핑크, 오렌지 등 톡톡 튀는 컬러 립스틱을 바르고 마주앉은 멤버들은 그 사이 중학생 소희(창문여고), 선미(청담고)는 고등학생, 고등학생 예은(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은 대학생이 됐다. 선예는 올해 다시 입시에 도전할 생각이고, 대학생인 유빈은 성년을 맞았다. 유빈이는 5㎏이나 체중감량을 했고, 선미는 키가 2㎝ 더 컸다.

'수면의 과학' 등 미셸 공드리 감독 영화의 팬이라는 소희는 "여고인 덕택에 나에 대한 관심은 학기 초에만 잠깐 있었을 뿐 친구들과 편안하게 지낸다. 활동 때면 수업을 빠져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속상하다"며 수줍게 웃었다. 학구열에 불타는 예은이는 학과 친구들과의 합주를 위해 자정까지 또래들과 섞이곤 한다.

신세대의 아이콘이 되다보니 말과 행동에도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또래들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모든 것을 닮고 싶어해요. 만약 우리가 그중 하나라면 항상 좋은 영향을 주고 모범이 되려고 노력해요."(선예)

박진영은 나이 어린 멤버들이 갑작스럽게 바뀐 생활과 과부하가 걸린 스케줄에 혼란스럽지 않도록 공백기 동안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줬다. 2월 중순~3월 초 MTV 코리아 '원더걸스 시즌 3' 촬영 겸 박진영의 미국 공연 게스트로 원더걸스를 동반한 것.

멤버들은 미국 방문에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미국에서 아시안계 걸그룹이 인기를 끈 적이 없고, 요즘은 현지 걸그룹도 드물어 아시안계가 진출하기 좋은 상황이래요."(예은)

선예는 리더답게 "미국행을 통해 네 멤버들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며 "예은, 선미, 소희에 대해 몰랐던 점을 새로 알게 되자 미안했다. 현아가 나간 후 들어온 유빈 언니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라고 팀워크를 자랑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