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대학원

교육법상의 최고 학력은 대학졸업이다. 대학원은 석·박사의 학위 기관이다. 석사·박사 과정의 대학원을 나왔으면서 학위를 따지 못했다면 학위논문을 안썼거나 아니면 논문이 심사에서 통과되지 못한 경우다.

논문을 안쓰는 대학원이 있다. 비정규 대학원이다. 가령 예를 들면 ‘행정정책대학원’ ‘생산경영대학원’ ‘평생교육대학원’ 등이다. 누구나 돈만 내면 들어가는 6개월~1년과정의 단기 코스다. 기간만 채우면 수강을 제대로 했든 안했든 상관없이 이수증이 나온다. 일종의 교양 과정이다. 대학이 돈벌이 수단으로 개설한다. 시간강사나 겸임교수들에게 수강신청서를 배포, 할당된 모집 인원을 섭외시키기도 한다.

일부 경기도의원의 홈페이지 학력 허위기재 논란은 이런 비정규 대학원을 정규 대학원처럼 기재한데 기인한다. 선거때 같으면 당선 무효에 해당되는 선거법 위반의 행위다. 대개의 경우,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 학력 컴플렉스로 비정규 대학원 이수를 정규 대학원을 다닌 것처럼 행세한다.

하긴, 학력 인플레 시대다. 혼담이 나와도 으례 “첫마디가 대학은 어느 대학 나왔냐?”고 묻는다. 신랑측이나 신부측이나 마찬가지다. 대학은 당연히 졸업했을 것으로 보고 얼마나 유명대학 출신인가를 궁금해 하는 것이다. 가히 ‘결혼을 잘하기 위해 대학간다’는 말이 있을 법한 풍조다.

그러나 사회는 학력(學歷)은 높으면서 학력(學力)은 낮은 세태다. 물론 대학을 다니는 것은 좋고, 명문대학 같으면 더욱 좋다. 하지만 실력만 갖추면 기왕 안다닌 대학에 열등감을 가질 것 까지는 없다. 고등학교 정규 교과만 잘 공부해도 사회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는 것이 국내 교과 과정이다.

지방의원 또한 선량이다. 유권자들에 의해 선택된 선량이 학력을 속이는 것은 부도덕한 기만행위다. 초등학교만 나왔든 중·고등학교만 나왔든 상관이 없다. 대학을 안나오고도 선량이 될만큼 성공을 했으면 오히려 자랑스런 일이다.

일반 사회인도 대학 안나온 학력을 사실대로 밝히는 것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 당당히 내세울 것은 학력이 아니고 실력이다. 하물며 도의원 등 지방선량은 더 말할 것이 없다. 짝퉁 대학원을 내세우는 것이야 말로 수치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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