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총장 방한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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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파문으로 정국과 시국이 어수선한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가장 믿을 만한 세계 지도자로 평가받았다는 외신이 들려와 기분이 좋다. 미국 메릴랜드대 여론조사기관(PIPA) ‘월드 퍼블릭 오피니언’이 지난 1월10일부터 5월6일까지 20개국 1만9천75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 총장의 평균 신뢰도가 35%로 세계 8명의 지도자 가운데 가장 높았다고 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 32%,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30%,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28%,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신뢰도는 26%에 불과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3%로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18%)과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22%)보다 간신히 조금 더 받았다. ‘뉴스워크’는 “다들 부시 대통령과 (불신이)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하고 서방에서 독재자로 불리는 푸틴 전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이 오히려 서방 지도자들보다 더 큰 국제적 신뢰를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반미 정서가 확대되고 경기 침체 및 식량 위기 등이 겹치면서 전 세계적인 비판론에 확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인 경우엔 반 총장(83%)을 가장 신뢰했으며 브라운 총리(57%), 후진타오 주석(56%), 푸틴 전 대통령(54%), 샤르코지 대통령(48%), 부시 대통령(30%) 순으로 신뢰를 보였다. 한국인들은 미국 대통령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이 나타난 셈이다. 그런데 반기문 총장이 오늘 방한한다. 한국사람이지만 반 총장은 전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국빈이다. 정부에선 ‘파격적인 예우’라고 하지만 한승수 국무총리가 성남 서울공항에 나가 영접하는 것은 당연한 의전이다. 7일까지 4박5일간 한국에 있는 동안 반 총장은 이명박 대통령, 한 총리 등과 별도 회담을 갖고 만찬도 따로 한다. 금의환향하는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1리 행치마을 가는 길 경호도 외국 A급 정상에 준한다.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은 생각할 수록 대단한 일이다. 반 총장이 대통령과 총리 등을 만날 때 한·미 관계나 각종 국제문제를 멋있게 타결하는 방법을 한 수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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