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장 온 듯…배우·관객 열광의 무대
4일부터 6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를 뜨겁게 달군, 7080세대의 꿈과 사랑 그리고 인생을 그린 뮤지컬 ‘新행진 와이키키’는 즐겁고 흥겨운 콘서트장에 온 것같은 흥분을 맛보게 해준 자리였다.
빳빳하게 카라깃을 세우고 모자를 삐딱하게 머리에 얹고 홀쭉한 가방을 옆구리에 찬 그. 양갈래 땋은 머리에 통넓은 플레어 치마를 입고 수줍은 미소만큼 하얀 양말과 둥근 코, 검정 구두를 신은 그녀….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학창시절 꿈과 성장통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1부에서는 70, 80년대 학창시절 음악에 대한 열정과 무대에 대한 꿈 그리고 유명세에 대한 환상에 인생을 걸었던 꿈 많고 순수했던 모습을 그려나갔고, 2부에서는 학교를 졸업한 뒤 세상의 풍파 속에 묻혀 학창시절의 꿈을 접고 현실과 타협할 수 밖에 없는 모순된 상황을 춤과 노래로 들려줬다.
‘新행진 와이키키’의 매력은 단연 음악이다. 송골매의 ‘세상만사’로 시작해 끝을 맺는 이상은의 ‘언젠가는’까지 친숙한 음악들이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무대와 배우들의 활기찬 춤·노래솜씨 또한 관객들의 손뼉을 절로 울리게 만든다.
특히 70, 80년대 사랑받았던 록그룹 디퍼플, 송골매의 노래와 대중가요 등을 적절하게 상황과 매치시켜 쏟아내는 무대는 그야말로 콘서트장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2부에서는 무대 배경을 아예 대형 콘서트장으로 꾸며 관객들에게 록밴드는 물론 오케스트라의 웅장함과 섬세한 연주까지 펼쳐 배우와 관객이 함께 열광하는 무대로 만들었다.
롤라장, 고고장, 예술제, 응원단 등 추억의 장소를 그대로 무대 위에 재현, 관객들을 추억의 장소로 이끌었으며 특히 응원단은 노란색 상의와 빨간 머플러를 매치시켜 10대의 발랄함과 함께 싱그러움을 발산했다. 고고장신에서 통넓은 나팔바지에 장발머리를 날리며 하늘위로 손가락을 찍어대며 엘비스 플레슬리를 흉내내는 장면에서는 젊은 시절 추억들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볼거리와 사운드의 선물은 2분마다 한 번씩 터져나오는 다발성으로 인해 희소성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고, 2부의 애절하고 호소력 있는 노래는 이미 1부에서 느꼈던 감동을 오히려 무디게 해 공연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었다. 여기에 공연 중간중간 ‘퍽’ 소리가 날 정도로 음악소리가 튀는 등 음향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70~80년대 젊은이들이 왜 음악에 저토록 열광하는지에 대한 사전 설명이나 무대연출없이 곧바로 음악에 신들린 듯한 열기를 보이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극을 처음 접하는 관객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뮤지컬 新행진 와이키키는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화려하고 볼거리가 풍부한 공연이었다. 매 회 더욱 새로운 시도와 무대로 관객들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이종현·권소영기자 ks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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