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평택항 오염… ‘서해가 병든다’

김창학·최해영기자 hychoi@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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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 야적 화물… 바다오염 부추긴다

평택항 동·서부두를 비롯, 포승공단 등 곳곳에서 발생한 오염물질들이 우수관을 통해 서해바다로 흘러들면서 이 일대 바다를 크게 오염시키고 있다. 또 환황해권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평택항 동·서부두에도 방부제가 처리된 원목껍질 찌꺼기, 사료 부원료 등이 바람에 흩날리거나 빗물 등을 통해 바다로 유입,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8일 평택지방해양항만청과 시, 평택항 동·서부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평택항을 통한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중국, 베트남, 태국, 러시아 등지에서 수입되는 사료 부원료 및 원목 수입량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사료 부원료 또는 원목수입이 늘면서 평택항 동·서부두에 적재된 양도 늘어났지만 부유물질 유출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서 방부제 처리된 원목껍질 찌꺼기와 사료 부원료 등이 비가 내리면 우수관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1시10분께 서부두의 평택당진중앙부두㈜의 항만부지. 이곳에는 중국,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수입한 사료 부원료 4만여t이 녹색 천막에 덮힌 채 쌓여있다.

이 때문에 평택당진중앙부두㈜는 비가 내리면 사료 부원료가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위해 코르타르를 이용, 비닐을 야적장 바닥에 부착시킨 뒤 부원료를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부원료를 실은 덤프트럭이 하차작업과 굴삭기 등을 이용한 야적과정에서 부원료의 찌꺼기 등이 뿌연 먼지처럼 바람에 실려 20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바다로 날아 들고 있다.

또 부두에 널려있는 부유물 찌꺼기는 안전을 위해 해수면 인근에 설치한 방지턱 밑에 쌓아 놓았으나 비가 내리면 쉽게 바다로 유입될 수 밖에 없는 상태였다.

취재중에도 기중기 2대가 항만에 정박하고 있는 배에서 사료 부원료를 덤프트럭 2대에 싣는 작업중에도 뿌연 먼지가 솟구쳐 바람을 타고 바다로 유입됐다.

이곳에서 20여m 떨어진 인근 야적장에는 지난 5일 충남 아산시 금강산업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목재 3천cbm이 쌓여있고 컨테이너트럭에 싣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길이 5m, 둘레 40여㎝의 원목이 컨테이너 트럭에 실릴 때마다 야적장 바닥에는 원목껍질이 쌓여 제때 수거치 않을 경우 바람과 빗물 등에 의해 바다에 유입될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날 오후 2시30분 포승읍 원정리 ㈜광원목재 공장. 공장 안에는 원목이 4~5m정도 높이로 쌓여 있으며 목재를 다듬으며 발생한 나무껍질이 곳곳에 쌓여있다.

더욱이 직원이 목재 작업시 발생하는 미세한 나무먼지와 폭염을 식히려는 듯 공장 시멘트 바닥에 물을 뿌려 방부제가 처리된 나무껍질 찌꺼기가 우수관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 생태·환경 파괴의 우려를 낳고있다.

이에 대해 ㈜광원목재의 관계자는 “현재는 우수관을 통해 유입되는 나무껍질 찌꺼기 등을 완벽히 처리하기에는 힘든 상황”이라며 “따라서 폐수 처리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오후 2시께 평택항 동부두도 사정도 마찬가지.

이곳에는 최근 수입된 원목의 일부가 한켠에 쌓여있고 바닥에는 원목껍질 찌꺼기 등이 널려있어 원목을 쌓아 놓았던 곳임을 쉽게 알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곳곳에 널려진 시커먼 원목껍질 찌꺼기가 최근 내린 비에 우수관으로 흘러들어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전국자연보호중앙회 경기남부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동·서부두는 물론 포승공단 내 곳곳에는 우기시 우수관을 통해 유입되는 환경오염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오염원이 발생될 수 있는 사업장 등은 우수관이라 할지라도 하수종말 처리장으로 유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택지방해양항만청 관계자는 “평택항의 부두 여건상 우기시 우수관을 통해 서해바다로 유입되는 나무박피 등의 부유물질 등을 막을 방법은 없으며 업체들에게 우기시 우수관을 통해 부유물질 등이 유입되지 않도록 사전 대책 등을 모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남부취재팀=김창학·최해영기자 hy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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