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 한국인이 부담을 느끼는 12대 질환 <6> 간경변

황달증세 보이면 우선 간경변 의심

간은 우리 몸에 필요한 알부민, 혈액응고 요소 등을 만들고, 영양소 저장소와 불필요한 성분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때에 따라 불필요한 물질들이 쉽게 배출되도록 약물성분을 변형시키기도 한다.

여러 원인에 의해 간염이 발생하고, 이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간세포가 결절을 형성한다. 이러한 결절 주위에 섬유화가 된 상태를 ‘간경변’이라고 한다. 간경변이 생기면 간기능을 유지하는 간세포는 감소되고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대표적 증상

간질환이 상당히 진행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해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간경변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질병이 진행하면 피곤함, 무력감, 구역질 등이 나타나고, 소화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담즙에 있는 황갈색 색소인 빌리루빈이 배출되지 않아 황달이 생겨 피부와 눈이 노래지고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더 악화되면 간문맥압 항진증에 의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다리를 비롯 온몸이 붓고, 배에 복수가 생기며 몸에 거미 발 모양으로 혈관이 확장된다. 남자의 경우 젖가슴이 커지고 손바닥이 평소에 비해 붉게 나타난다. 피를 토하고 대변 색깔이 검은 색을 띠며 의식저하를 보이는 간성 혼수상태를 보이기도 한다.

◇검사 및 진단

오랫동안 간질환을 앓던 중에 복수, 거미상 혈관, 토혈·혈변, 흑색변, 의식저하 등을 보이면 간경변으로 진단한다.

핼액검사에선 혈액응고인자 감소로 프로트로빈의 응고시간이 지연되고, 알부민 수치가 감소한 반면 빌리루빈치는 증가한다. 문맥압이 증가한 경우 혈소판 수치가 감소하며 말기에는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거나 고혈당, 저혈당 등을 보인다.

영상학적으론 재생 결절이 보이고, 이로 인해 간 표면이 우툴두툴 해진다. 복수가 차거나 비장종대 등의 소견을 종합해 진단이 이루어진다. 흔하게 사용되는 진단법은 초음파 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 스캔이다. 경우에 따라 MRI 검사를 하기도 한다.

◇치료

대부분 만성 B형·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이 주요 원인이다. B·C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를 사용하면 더 이상의 간경변 악화를 방지하고 합병증도 완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성 간경변은 무엇보다 금주가 중요한 치료이다.

합병증 치료가 간경변 치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합병증은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 뇌증이 대표적이다. 복수는 저염식사, 이뇨제를 투여하며, 정맥류 출혈은 베타차단제를 투여하거나 내시경적 정맥류 결찰술을 시행한다. 간경변이 더 이상 약물로 조절되지 않으면 간 이식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그러나 간이식은 간 공여자가 필요하므로 환자의 나이, 질병 상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

①어떤 의사는 간경변이라 하고 어떤 의사는 아니라고 하는데 이유는.

▲간경변은 환자의 증상, 신체검사, 혈액검사, 영상진단학적 검사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므로 혈액검사와 영상학적 진단이 다른 소견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간경변 초기에 일어나며, 의사가 종합적인 정보를 갖지 못해 상반된 진단이 이루어질 수 있다. 간경변은 어느 날 갑자기 간염에서 간경변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고 점진적으로 진행하므로 간염에서 간경변으로 진행하는 시점에서는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②간경변은 치료가 되나요.

▲간경변 치료는 대개 간경변 합병증에 대한 치료이므로 어떤 의사는 간경변은 치료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간경변 합병증은 간경변이 진행돼 잔여 가능이 감소하면 자주 발생하고 치료도 잘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간경변 합병증 치료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출혈과 복수를 치료하므로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높인다. 즉 간경변은 치료되진 않지만 간경변 합병증은 치료된다. 간경변을 일으킨 간질환의 원인이 치료 된다면 증상 및 혈액검사가 호전된다./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화기내과 한태호 교수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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