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은 직업이긴하다. 생업인 것이다. 그러나 근무의 공익성이 생명을 담보로 하기도 하는 점에서 각별하다. 예를 든다. 경찰관 역시 근무의 공익성 수행에 위해 요인이 많긴 하다. 하지만 소방관의 위해는 보다 구체성이 높다.
즉 경찰관의 위해는 개연적인 데 비해 소방관 근무는 언제나 위험성 높은 현장을 접근하는 것이 일상이다. 흔히 경찰관을 위험한 직업으로 꼽고 있고 또 사실이지만, 알고 보면 더 위험한 직업공무원이 소방관인 것이다.
신문에 소방관의 안타까운 순직 기사가 보도되곤 한다. 인명을 구하려고 불구덩이 속에 뛰어들었다가 불타 무너져 내린 건물 더미에 깔려 목숨을 잃는 사례도 적잖다.
이천 설봉공원에 순직 소방관들의 추모동상이 건립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추진해 지난 18일 제막식을 가졌다. 실제 인물 크기로 세워진 동상이 금방이라도 살아서 나올 것 같은 모습이다. 유족들이 동상을 어루만지며 오열을 터뜨리는 정경이 처연하다. 하지만 잘 세웠다. 유족들에게 그래도 위로가 될 수 있고, 소방관들의 큰 노고를 사회에 각인시킬 수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설봉공원엔 지난해 11월 이천 CJ공장 화재 때 순직한 윤재희 소방교와 올 2월 고양 골프클럽 화재 때 나홀로 진압을 하다 추락해 숨진 조동환 소방장 등 화재진압을 하다가 희생된 도내 소방관 10명의 동상이 생전의 활약상과 함께 건립됐다.
소방관들의 희생이 이로써 더는 없기를 염원했던 것이 안타깝게도 또 발생했다. 광주소방서 최영환 소방교(32)가 태풍 갈매기의 영향으로 물이 불어난 급류에 떠내려가는 주민을 구하다가 물살에 휘말려 분당 차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불명인 것이다.
지난 20일 오후 4시20분경 광주시 실촌읍 오향리 곤지암천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그 주민은 다행히 구조됐다. 그러나 최 소방교는 다음달 30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어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애태우고 있다. 최영환 소방교의 쾌유가 하루 빨리 있기를 빈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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