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소년' 서태지 "외로움 별로 안 타요"

(연합뉴스) 4년 6개월 만에 돌아온 '한국 대중문화의 아이콘' 서태지(36)는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임에도 아직도 소년 같은 느낌이 강하다. 워낙 동안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할 때도 젊은 생각과 발랄한 분위기를 내뿜기 때문.

서태지는 3일 오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음악활동 외에 개인생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예전에는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점점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면서 "외로움을 별로 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음악활동 이외에는 RC(무선조종) 비행기를 조립하고 띄우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외로움 별로 안 타요" = 서태지는 늘 심심하지 않게 지내기 때문에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람들이 우울함에 대한 얘기를 하면 공감을 잘 못해요. 워낙 바쁘게 지내는 걸 좋아해서. 심심하면 무언가를 하거든요. 그래서 외로움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여자친구가 있어야 외로움을 달래준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그는 유명인사이기 때문에 바깥 출입을 자유롭게 할 수 없어 힘들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익숙해져서 그렇지도 않다"고 답했다.

"격리된 생활이 많이 힘들지는 않아요. 한국에 돌아와 (8집 음반) 작업할 때도 한 번도 집밖에 나가지는 않았어요. 대신 음악을 구상할 때는 한국에선 못할 것 같아요. 많이 돌아다니고 많은 것을 접해야 생각이 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외국에 나가서 하는 거예요."

◇"이상형은 착한 여자" = 서태지는 이상형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유는 모르겠지만 계속 바뀐다"며 웃었다.

"기본적인 이상형은 약간 참한 여자가 좋다고 해야 하나요…. 아니, 참하다면 좀 이상하고 착한 여자요(웃음). 그게 첫 번째고, 꿈도 많고 저랑 비슷한 성격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그는 점점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고 털어놨다.

"예전엔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고 목표였어요. 지금은 결혼하는 게 싫다기보다 결혼을 하면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데 지장이 크게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에요. 여자친구 사귀는 것도 힘들 것 같고요. 부모님도 서른살 즈음에는 '장가 안 가느냐'고 많이 말씀했지만 지금은 말해 봐야 안 들으니까요(웃음). 가끔 손주 언제 보느냐는 말씀은 하세요."

◇"RC가 제일 좋아요" = 그는 음악을 만드는 일 외에는 RC(무선조종) 비행기를 날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소년 같은 웃음을 보였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에 조금씩 하긴 했어요. 그런데 이후에 석달 정도 매진해서 만들고 날리러 갔는데 너무 행복한 느낌이었죠. '나이 들고 늙어서도 이거 하나만 있으면 행복하게 살겠구나' 했어요."

왜 RC 비행기를 즐기는지 설명하는 그의 답변에서는 취미생활뿐 아니라 평소 성격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만들 때 재미도 있고, 또 내가 만드는 걸 띄우는 거니까 좋아해요. 실제로 추락할 수도 있으니 조심조심 긴장하면서 띄우게 되고요. 잘 날아갈 때는 쾌감을 느끼거든요. 기술이란 문제도 있어요.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빠져들 수밖에 없죠."

◇"각종 루머요? 그냥 웃어요" = 음반 작업 중에는 공식 활동을 일절 하지 않는 서태지에게는 각종 출처불명의 소문들이 따라다닌다.

"놀랄 때도 있죠. 최근에는 제가 고등학교 자퇴할 때 썼다는 글이 인터넷에서 떠돈다는 데 그것도 진짜가 아니에요. 제가 가수 생활을 시작한 뒤에 한 말들도 들어있잖아요."

그는 인터넷 기사나 댓글을 자주 읽는다면서 잘못된 정보나 기사를 굳이 바로잡기보다 재미있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냥 '크크크' 웃어요. 예전엔 잘못된 정보가 있으면 바로잡고 싶었는데 지금은 실제로 내가 어떻게 행동했으니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건 아닐까 생각해요. 또 그런 오보조차 지금은 재미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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