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는 ‘틀린 것’ 아니라 ‘다른 것’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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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알렉스 쿠소가 쓴 ‘눈먼 소년 미로, 바다를 보다’는 선천적 시각장애인 소년 미로가 첫사랑과 이웃의 죽음을 겪으면서 커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성장소설이다.

프랑스 한적한 마을에 사는 소년 미로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미로는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로는 고아로 태어나거나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잔소리꾼 어머니를 부모로 두는 것이 훨씬 눈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나쁜 경우라고 생각한다.

어부 팔뤼슈 할아버지와 낚시를 다니기도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미로에게 사랑이 나타난다. 팔뤼슈 할아버지가 살던 집에 ‘륀’이라는 이름의 소녀가 이사를 오고 미로는 볼 수는 없지만 ‘은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눈’을 가진 륀을 사랑하게 된다.

장애 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할아버지의 죽음 같은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가 다뤄지지만 우울하거나 쓸쓸한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년의 이야기가 서정적으로 꿈을 꾸는 듯 그려진다.

‘다름:세상을 보는 또 다른 방법’은 ‘다큐멘터리 동화’다. 지난해 중등교원 임용시험에 합격해 1급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반인을 가르치는 영어 교사가 된 최유림씨의 실화다.

최유림 씨가 아이들을 가르쳤던 첫 날, 아이들은 아무도 선생님이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최 씨의 고백에 사실을 알게 된 아이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가르치느냐”고 묻고 최씨는 “가장 힘이 드는 것은 바로 ‘장애인이 뭘 할 수 있겠어’라는 사람들의 그릇된 생각”이라고 이야기한다. 동화 속에 나타나는 그의 어려움은 실제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앞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에서 비롯된다. 학창 시절에 영어학원을 다니지 못했던 것은 그의 눈이 보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장애인이라 다른 학생들이 싫어할 수도 있고 피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 읽은 두 편의 동화는 장애인들에겐 희망을 주고 비장애인들에겐 편견을 고쳐 준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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