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중국에겐 창바이산(長白山)만 있을 뿐 백두산은 없다. 1950년 북측이 백두산 반쪽을 중국에 할양한 이후, 백두산은 백두산이기보다는 창바이산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백두산 천지에 다녀온 내국인이 많은 것은 중국 땅이 된 창바이산으로 가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천지를 포함한 백두산을 반으로 갈라 중국에 할양한 것은 6·25 한국전쟁 때 중국공산의용군(중공군)이 북측을 도와 참전해준 대가였다.

미국지명위원회(BGN)는 백두산과 천지를 반쪽이 아닌 전부를 중국령으로 분류해놓고 있다. 중국의 창바이산 개발 붐이 끼친 영향이다. 명백한 오류다. 백두산의 절반은 북측이 관할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외국인 관광 특수로 단단히 한몫 본 것이 창바이산 공항이다. 올림픽에 대비해 백두산 입구인 지린(吉林)성 바이산(長白)시에 민간공항을 건설한 게 2006년 5월부터 2007년 말까지다. 중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백두산 일대를 세계자연문화유산 신청을 추진 중이다. 물론 백두산이 아닌 창바이산 명칭으로 한다.

이어도는 제주도 남단의 수중섬이다. 최남단인 마라도에서 149㎞ 거리다. “어야어야 가자가자 이어도가 어디메뇨…”하는 제주 뱃사공들 노래 가락은 전설적인 환상의 섬으로 전해졌던 이어도 관련 민요다. 중국은 얼마전 이어도가 자국 영토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다가 영토가 아닌 해양경계선 확정 방안의 문제라며 한발 물러섰으나, 또 언제 엉뚱한 소릴 다시 할지 모른다. 백두산을 창바이산 일색으로 둔갑시킨 것도 모자라 이어도 수중섬까지 넘본다. 한반도 북쪽에서 남쪽까지 영토 야욕을 드러내는 것이 중국이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어제 국빈 방문했다.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리에 폐막한 이튿날 가진 그의 방한은 이례적이다. 중국은 일의대수(一衣帶水)의 지근거리다. 무한한 잠재력이 폭발하고 있는 나라다. 중국과의 외교 관계는 동북아 정세의 요체다. 후진타오 주석의 서울 방문은 물론 환영할만 하다. 그러나 이어도 영토설, 동북공정, 백두산의 창바이산 일색화 등도 잊어서는 안될 주목해야할 일들이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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