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서울 영등포 전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여의도에 새로 마련한 당사로 이사한 것이 지난 18일이다. 1955년 해공 신익희가 민주당을 창당한 날이 바로 9월18일이어서 이사 날짜를 이에 맞췄다는 것이다.
1955년은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사사오입 파동’의 3선 개헌을 밀어붙인 해로 자유당 독재가 한창이던 때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은 해공의 민주당 창당 날짜에 당사 이전을 하면서 “53년의 민주당 적통을 계승한다”고 말했다.
말이 안된다. 해공의 민주당 창당은 광복후 유일 보수정당이던 한국민주당을 발판으로 했다. 당시 한국민주당은 송진우·장덕수가 암살되고 조병옥 등이 남아 있었다. 해공과 해공 외에 장면·박순천·곽상훈 등이 조병옥과 함께 야당을 만들었는데, 당시 당명은 정 대표가 말하는 민주당이 아니고 민주국민당이다. 민주당이 된 것은 뒤다.
이승만 자유당 독재에 줄기차게 항거했던 거대 야당 민주당은 4·19로 제2공화국 정권을 잡았으나 신파·구파 싸움으로 영일이 없다가 1961년 5·16을 맞아 집권 8개월만에 해산됐다. 제3·4공화국에서 민주당의 중진이었던 유진산이 제1야당으로 신민당을 이끌었고, 제5공화국에서는 민한당이 있었으나 민주당의 법통이 이어진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적통은 제2공화국 집권의 종료로 끝났고, 그 당시 김대중은 신파, 김영삼은 구파였다.
제6공화국 들어 노태우 정권에서 김대중은 평민당을 만들었다가 나중에 이기택의 민주당과 합당으로 민주당 간판을 달았다. (김영삼은 노태우 때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을 중심으로 하는 3당 합당으로 민자당에서 대통령이 됐고 이어 신한국당, 한나라당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이명박이 대통령이 됐다)
민주당은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고나서 열린우리당으로 분당된 바람에 대선에 이기고도 야당이 됐다. 제17대 대선에서 참패한 열린우리당은 이리 저리 방황하다가 다시 민주당과 합당, 민주당 간판을 또 달았다. 그러나 해공 등이 창당한 민주당의 적통이란 당찮다.
지금의 민주당은 잡탕정당이다. 정체성이 희박하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좌편향 정책을 고집한다. 자유당 독재에 저항한 옛 민주당은 보수정당이다. 좌편향의 현 민주당은 원조 민주당의 법통이 될 수 없다. 정세균 대표의 민주당은 이제 정당사의 순혈을 참칭하는 혈통까지 도둑질하고 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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