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80명도 안되는 양평 시골의 강하중학교가 ‘혹 떼려다 혹 붙인 꼴’이 됐다.
‘폐교위기’라는 그림자를 날려버리고 학교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교장공모제를 추진했다가 무산된 뒤 오히려 도교육청 인사로 발령받은 A교장의 행태가 학교의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학부모로부터 더 큰 원성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강하중학교는 지난해 5월 교장공모제를 추진, 무려 8명의 신청자 중 3명으로 후보자가 최종 압축됐었다. 그러나 당시 교사와 학부모 운영위원 등 심사위원들을 상대로 한 후보자들의 치열한 ‘내편 만들기’ 경쟁이 일면서 3명의 후보자 모두 기준점수 75점을 넘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됐다. 결국 교장공모제는 무산됐고 9월 도교육청의 인사로 현재의 A교장이 부임했다.
교장공모제 무산 뒤 학교발전의 적임자를 그 어느때보다 기다렸으나 A교장은 부임초부터 대낮에 학교에서 수시로 술냄새를 풍기는 ‘술꾼’으로 낙인되기 시작했다. 근무시간에 제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목격한 학부모들이 한둘이 아니다. 교육자로서의 모습을 갖춰달라는 일부 학부모들과 양평교육청의 요구가 빗발쳤으나 아랑곳 없는 듯 하다.
급기야 최근 진정서가 교육청에 접수되고 문제점을 드러내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교사들의 심정 또한 외부로는 ‘노 코멘트’이지만 교육자로서 제 살 깎는 한심한 심정같아 속앓이만 하는 듯 보인다.
관리자 한 사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할 여지가 없다. 관내 공모제 교장의 신선한 노력과 열정이 대단히 흥행하는 본보기의 단면을 보여주는 양평교육의 현실속에 사고나 안 치고 정년으로 자리를 내어주기만을, 그래서 ‘세월이 약’인 학교가 존재한다는 엄연한 사실이 한심스럽다.
양평은 사고를 치고 찾아오는 도교육청 인사벌의 대표지역이기도 하다. 이젠 더이상 청정공기와 함께 정년을 기다리는 ‘웰빙 공직’의 산실로 더 이상 양평이 악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hmcho@kgib.co.kr
조한민 <양평 주재 차장>양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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