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한 "한층 세련된 어쿠스틱 음악 담았죠"
(서울=연합뉴스) 1990년대 '유리창엔 비'로 사랑받은 혼성듀오 햇빛촌이 새 여성 보컬을 영입하고 11년 만에 복귀했다.
햇빛촌의 리더 이정한은 자신이 대학에서 가르친 제자 미토(24)와 함께 햇빛촌이라는 이름으로 최근 디지털 싱글 음반을 냈다.
여주대학 실용음악과 겸임교수인 이정한은 "신형원 등 주위 사람들이 훌륭한 제자도 많으니 여성 보컬을 영입해 다시 노래하라고 제안했다"며 "파트너를 생각하던 중 동아방송대학 출강 때 노래를 잘해 눈여겨봤던 제자 미토가 떠올랐다. 내가 가르치며 가창력을 검증해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햇빛촌은 1982년 홍익대, 서강대, 서울예술대학 학생들이 주축이던 대학연합 통기타 모임이었다. '통기타로 만든 내 노래를 누군가에게 들려주자'며 출발해 '명동 여학생 가톨릭 회관', '부름의 집 소극장', '건넌방 소극장' 등을 돌며 공연했다.
1980년대 말 멤버들은 대학 졸업과 함께 취업을 했고, 홍익대 미대 출신인 이정한은 1988년 여성 보컬 고병희를 영입해 햇빛촌이라는 이름으로 1989년 말 1집을 냈다.
1990년 1집 곡인 '유리창엔 비'가 KBS '가요 톱 10' 5주 연속, MBC '뮤직네트워크' 6주간 1위를 하며 전국적인 히트를 했고, 1991년 '제4회 한국노랫말대상'에서 '아름다운 노랫말상'을 받기도 했다.
"1집 활동 이후 고병희는 솔로, 저는 남자 보컬을 영입해 1991년 2집을 냈어요. 이후 고병희와 다시 만나 1997년 3집을 냈는데 댄스 가수가 점령한 시장에서 홍보도 안되고 결국 흐지부지됐죠. 사실상 햇빛촌으로 활동한 마지막 시점이에요."
그는 "유학을 준비하다가 대학 강의 의뢰가 들어와 학생들을 계속 가르치게 됐다"며 "2006년 신인 가수 스니커 버드(Sneaker Bird)를 제작했는데 이때부터 다시 음악 활동에 복귀한 셈"이라고 했다.
이정한은 그간 재즈 이론을 공부해 햇빛촌의 새 음반은 라운지 음악에 가깝다. 통기타 음악의 어쿠스틱한 느낌은 살렸지만 과거와는 다른 모던 포크를 지향했다.
전곡이 이정한의 자작곡이며 타이틀곡 '서울에는 없는 바다', '쉽게', '이슬' 등 신곡 3곡과 '유리창엔 비'를 리메이크해 담았다.
"보사노바 풍의 '서울에는 없는 바다'는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면서 떠오른 생각을 담았어요. '쉽게'는 재즈 풍의 발라드이고 누군가를 만났을 때의 맑은 감성을 묘사한 '이슬'은 모던 포크죠."
이정한은 "햇빛촌이 단순히 구시대 음악을 답습, 반복하는게 아니라 그 시절을 추억하면서도 세월의 변화만큼 발전된 음악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