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편향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은 나라의 기본을 바로 잡는 작업이다. 한데도, 이를 계속 비난하는 좌편향자들이 있다. 이들의 특성은 대한민국 건국 자체를 부인하잖느냐는 의심을 갖게하는 점이다. 사례를 든다. 국민의례는 행사 등에서 국민으로서 갖추는 전례 의식이다. 애국가는 국민의례의 주요 항목이다. 이런데 국민의례가 아닌 ‘민중의례’로 하고 애국가가 아닌 ‘임을 위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진보주의 무늬를 덮어 썼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가 어렵다. 진보주의든 보수주의든 뿌리는 다같은 나라의 정체성에서 출발한다. 사회의 모순은 끊임이 없다. 개혁 또한 이래서 끊임이 없다. 급진적 개혁이냐, 점진적 개혁이냐도 사안에 따른 문제다. 요컨대 진보주의와 보수주의는 이념의 차이보다는 관념의 차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이나 베트남인민공화국에서 이런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진보주의는 19세기말 미국에서 발생했다. 정치 세력화는 1912년 테모드레 루스벨트가 공화당을 탈당, 프로그레시비즘(progressivism) 즉 진보주의를 표방한 진보당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1948년 윌리스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섰다가 민주당의 트루먼에게 패배했다. 미국의 진보당은 지금도 있으나 쇄락했다. 진보당이 주창한 사회공익을 위한 국가 소임의 확대, 자유방임주의 폐단을 시정키 위한 간섭은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다만 온도차만 있을 뿐 배제하지 않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례 대신 ‘민중의례’를 하고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을 진보주의자로 볼 수 없는 것은 개혁성 보다는 혁명성을 더 신봉하는 걸로 보이기 때문이다.
좌편향 교과서의 한 대목을 예로 든다. ‘이승만은 제1차 미·소공동위원회가 중단되자 곧바로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주장하였다’고 했다.(금성출판사·고등학교 근현대사 261쪽) 남북 분단의 책임을 대한민국 단독정부 수립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내용인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기술이다. 우선, ‘미·소공동위원회가 1차로 중단됐다’는 것은 오류다. 1945년 12월 모스크바 3상회의에 의한 미·소공동위원회가 서울에서 처음(1차로) 열린 것은 1946년 1월이다. 1947년 10월 한국 문제가 유엔에 상정됨에 따라 자동 폐기됐던 것이다.
더욱 날조된 것은 북녘은 단독정부 수립을 광복 직후인 1946년부터 추진한 사실을 간과한 점이다. 그해 2월17일 김일성을 위원장으로 하는 ‘북조선인민회의’가 구성되어 김두봉을 위원장으로 한 ‘조선민주국가 헌법 제정위원회’가 발족, 헌법 초안의 군중토의가 시작됐던 것이 같은해 4월이다.
이어 1948년 7월9일 ‘북조선인민위원회’는 제5차 회의를 열어 “전조선이 통일될 때까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 초안을 북조선 지역에서 실시하고 최고인민회의 선거를 실시한다”고 결의했다. 이렇게하여 같은해 9월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 초안을 원안대로 채택, 이튿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출범됐다.
좌편향 교과서는 조국 분단을 이승만이 남한만의 대한민국 단독정부를 수립한 데 있는 것으로 책임을 돌리고 있지만, 사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단독정부 수립을 ‘북조선주둔 소련군사령부’가 추진한 것은 1945년 8월25일 평양에 진주하면서 부터 시작됐던 것이다.
학생들은 미래의 주역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그처럼 왜곡된 좌편향 교과서는 옳고, 역사적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는 것은 그르다고 맞서는 그들은 무늬만이 진보주의자 일 뿐이다. 한반도 분단의 책임을 남쪽으로 돌리는 북녘사람들 말에 일방적으로 동조하는 것은 이건 좌편향도 아닌 종북주의로 의심할만 하다.
물론 남북은 화해 협력의 새 시대로 가야한다. 그렇다하여 아닌 것을 맞다고 하는 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제2차 대전에서 미국과 일본은 원수지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둘도 없는 맹방이다. 그렇다 하여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선전포고도 없는 기습 공격으로 태평양 함대가 궤멸당한 사실을 잊은 것은 아니다. 하와이 진주만에는 ‘그 날을 잊지 말자’는 기념관이 지금도 있다.
역사에는 그때 마다의 시대적 배경이 있다. ‘멸공’은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우던 6·25 한국전쟁 당시의 구호다. ‘반공’은 정전후의 구호다. ‘승공’은 고도성장을 이루던 때의 구호다. 지금은 대공 관계의 구호가 있을 수 없다. 좌편향자들이 지금의 상황으로 과거를 재단, ‘멸공’ ‘반공’ ‘승공’을 부질없는 이념 투쟁으로 매도하는 것은 시대 배경을 간과하는 착시다. 아니면 이도 의도적인 역사 왜곡이다. 오히려 소모적 이념 투쟁을 일삼는 것은 좌편향 교과서를 두둔하는 그들 종북주의자들이다.
친북주의는 인정한다. 그러나 종북주의는 아니다. 국민의례가 아닌 ‘민중의례’를 하고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노래’를 불러서 뭘 어찌하겠다는 것인가, 좌편향 교과서에는 무서운 함정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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