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음악 다큐멘터리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을 보고 남미의 매력에 빠졌던 관객들이라면 다음 달 6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카페'가 반가운 선물이 될 듯하다.
영화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다시 모인 노년의 탱고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제 머리는 백발이고 얼굴엔 주름이 가득한 뮤지션들은 1940~50년대 탱고의 전성기를 이끌던 거장들이다.
흩어져 살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같이 탱고 오케스트라 공연을 위해서다. 2006년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아카데미 영화제 작곡상을 수상한 아르헨티나 출신 작곡가 구스타보 산타올라야는 당시의 탱고 음악을 재현하기 위해 공연을 기획했다.
이 감동적인 이 순간은 '모토사이클 다이어리'의 브라질 출신 월터 살레스 감독에 의해 다큐멘터리로 제작됐고 현지 감독 미구엘 코핸의 카메라에 담겼다.
이들의 이야기가 한국 같은 다른 나라의 관객들에게도 재미를 줄 수 있는 이유는 등장인물의 말처럼 "탱고가 인생과 다를 게 없다"는 것 때문이다.
3분 남짓의 짧은 음악인 탱고에는 슬픔과 기쁨이 있고 사랑과 헤어짐이 있으며 열정과 한숨이 있다. 탱고는 카페에서는 음악 감상용으로, 카바레에서는 여자 꼬이기 용으로 인기를 모으며 이 곳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 있다.
탱고는 변화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 사람들과 닮았다. 편성이 엄격한 오케스트라는 이곳에서 반도네온(단추식 아코디언)을 받아들이는 모험을 벌인 뒤 풍성해졌고 손바닥으로 치는 전통 북에 심지어는 드럼까지 아우르며 한층 더 흥겨워졌으며 무대 위의 가곡과 춤까지 포용했다.
영화는 인물에 깊숙이 개입하는 최근 다큐멘터리의 경향과 달리 연습장을 찾아 인터뷰를 통해 거장들에게서 탱고와 인생 이야기를 듣는 식의 정공법을 택하며 감정을 쌓아간다.
반도네온 연주자인 페데리코씨는 "그때는 하루종일 커다란 반도네온을 놓지 않았다"고 과거를 회상하며 여든줄에 다다른 여가수 루케씨는 "진짜 열정은 언제나 무대에 있었다"며 탱고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자랑한다.
편곡으로 유명한 가르시아씨는 "경쟁자이면서도 서로의 팬이었기 때문에 지휘자들이 자연스럽게 선의의 경쟁을 했다"며 옛 시절을 그리워하고 피아노 연주자인 베른지에리씨는 "다른 피아니스트들이 자꾸 내 것을 훔쳐가서 항상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야 했다"고 농담을 던진다.
각 거장들의 면면과 이들의 인생이 낯익어질 무렵 영화는 이들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감동적인 공연 장면으로 이어진다. 낡은 악기를 든 노년의 거장들이지만 이들의 연주는 탱고 리듬 그대로 열정적이고 힘이 넘친다. 결국 다시 탱고와 인생은 하나로 겹쳐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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