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의회가 다음달 3일부터 예정된 중동 2개국 해외연수(4박7일) 일정을 취소했다. 시의회는 최근의 심각한 경제위기를 온 국민이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낯 뜨겁게 배낭을 메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시의회는 당초 4천300여만원을 들여 시의원 및 공무원 등 10여명이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 2개국을 언필칭 벤치마킹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 날선 비판이 제기됐고 결국 시의회는 장고 끝에 이를 없던 일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잘한 일’이다. 시의회의 해외연수는 그동안 외유(外遊)라는 낙인이 찍힐 정도로 이젠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다. 더구나 최근의 경제상황은 전 세계적으로 몰아치는 금융위기로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이다.
주민과 고통을 나눠야 할 시의원들이 이를 외면하고 자신만의 이끗을 좇는다면 시민의 대변자임을 포기하는 꼴이다. 여행 취소 결정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지 못해 포기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뒤늦게 시의원들이 ‘경제를 생각해서…’라며 고고한 뜻을 내세웠지만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의아스럽다. 일부 시의원들은 해외연수 자제를 촉구하며 반론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나마 시의회의 자정(自淨) 노력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차제에 해마다 국회는 물론 지자체 의회에서 외유 논란을 빚고 있는 의원들의 해외연수 관행을 뜯어고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이번만 넘기고 보자’는식의 자세로는 혈세낭비의 주체라는 멍에를 벗어버릴 수 없다. 더이상 민의의 전당에 숨겨진 ‘뒤란’을 보고 싶지 않다.
/jt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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