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범죄

노인범죄가 늘어가는 추세다. 또 범죄는 아니어도 체신머리 없는 짓을 하는 노인들이 적잖다. 사회적으로 존경받아야 할 노인이 존경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할아버지 할머니 소매치기 조직이 붙잡힌 것은 얼마 전의 일이다. 지하철에서 그 몹쓸짓을 일삼았다. 젊어서 하던 몹쓸짓을 나이가 들어 은퇴했다가 다시 현역으로 복귀한 것이다. 정말 나잇값을 못하는 위인들이다. 이래저래 노인범죄가 늘어간다.

일본사회도 고령화 여파로 노인범죄가 급증하는 모양이다. 노인 재소자들 때문에 교도소들이 골치를 앓는다는 소식이다. 지난 6년 새에 65세 이상의 노인범죄가 160%나 늘어 재소자가 무려 4만6천630여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일본 교도소는 노인들을 따로 모아 수용한다. 귀가 어두운 노인은 교도관이 깨워가며 기상시킨 다음엔 치아가 부실한 노인은 영양죽 같은 특별식을 먹이고는 작업장에는 갖가지 편의시설이 갖춰진 시설에서 일을 하는 것이 노인 재소자들의 하루 소일이다. 무료양로원 비슷한 것이 일본의 노인교도소다. 이 때문에 의지할 곳 없는 독거노인들은 교도소에 가기 위해 일부러 사소한 범죄를 저지르곤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사지 멀쩡한 노인도 아닌 사람들이 침식이 보장된 교도소에 들어가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예가 있다. 하물며 일본처럼 노인 재소자들을 특별 대우해서 수감하면 역시 무료양로원화 되지 않는단 보장이 없다. 그러고 보면 교정행정의 선진화도 엉뚱한 역기능이 없지 않다.

교도소는 아니지만 구치소 지원자도 급증한다. 불황으로 벌금을 낼 돈이 없어 구치소 노역장에서 몸으로 떼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수원지법 관내만도 지금 노역장 유치자가 1천70여명이나 되어 지난해 같은 시기 820여명보다 무려 77%나 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수원구치소가 수용 인원의 한계에 부딪쳐 꽤나 애를 먹는다는 것이다.

교도소나 구치소가 어려움을 겪는 판에 노인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사회문제다. 국내 교도소는 일본처럼 노인을 특별 대우하는 것도 아니다. 노인범죄의 증가 역시 생활고 탓이 많지만, 그래도 얼마 남지않은 여생을 범죄로 얼룩지게 해서는 안타깝다는 생각을 갖는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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