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언(失言)을 실구(失口)라고도 한다. 입방정이란 뜻이다. 실언은 누구든지 한다. 일상의 생활에서 흔히 경험한다. 그러나 실언이 잦으면 사람이 헤퍼보인다. 여느 사람도 아닌 공직자의 실언은 더욱 그렇다. 대통령쯤 되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실언에도 종류가 있다. 홍소형이 있는가 하면 독설형이 있고, 모사형도 있다.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때 실언을 잘 하기로 소문 났었다. 그러나 으레 실언에 뒤따르는 구설수는 없었다. 악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한번 웃고 넘어가는 홍소형의 실언이었던 것이다. 레이건은 2차대전후 미국 최고의 대통령으로 국민의 추앙을 받고 있다.
부시 미국 대통령 또한 실언이 많은 사람이다. 실언도 보통이 아닌 막말의 독설형이다. 부시가 “대통령으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한 데 대해 후회한다”고 한 것은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미국 대선이 끝나고난 며칠후다.
그 예로 9·11테러직후 빈 라덴을 가리켜 “죽여서든 살려서든 잡아오라”고 하고, 이라크에서 미군의 희생이 늘자 이라크 반군더러 “한판 붙자”고 한 것 등을 꼽았다. 부인 로라로부터 “대통령이면 입조심하라”는 충고를 들었다는 비화도 털어놨다.
우리 대통령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실언이 많기로 평판났었다.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는 등 숱한 실언을 쏟아냈다. 그의 실언은 독설적이면서 다분히 계산이 깔린 점에서 모사형이기도 하다. 그냥 내뱉는 막말이 아닌 점이 특이했다.
요즘 전직 대통령들의 말들이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형님되는 노건평씨 비리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북관계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박근혜 의원을 두고 이런 저런 말이 있었다. 아직은 실언이랄 것 까지는 없지만 말들이 잦다보면 실언이 나올 수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실언이 없지않다. 최근엔 “지금 주식을 사면 내년에 부자가 된다”고 말해 가벼운 구설수가 있었다. 대통령이면 많은 말을 안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입이다. 나중에 후회하게 될 말은 삼갈 줄 아는 지혜와 경륜이 대통령의 직분이 요구하는 자질이 아닌가 싶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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