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로

‘박지성로’ 도로 명칭의 개명이 논의되고 있으나 안 된다는 생각을 갖는다.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1.3㎞ 구간의 박지성로가 개통된 것은 2005년 6월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이 4강에 오른 것은 불멸의 금자탑이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는 이에 수훈을 세운 국민적 축구 영웅이다.

‘박지성로’가 동탄신도시 건설로 그동안 막혀있던 3.4㎞ 길이의 화성쪽 도로가 개통되면서 개명 논의가 나왔다. 정부의 ‘도로명 주소 재정비계획’상 2개 이상의 시·군에 걸쳐있는 도로는 명칭을 통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래서 화성시가 들고나온 새 명칭이 ‘센트럴파크로’다.

더욱이 ‘도로명 주소 재정비계획’이 생존 인물의 이름을 딴 도로명은 공식 주소로 사용할 수 없다는 대목이 있어 문제가 된 모양이다. 그러나 그 같은 규정이 있기 전에 ‘박지성로’가 먼저 지정됐으면 소급되는 게 부당하다. 원천적으로 지역사회 도로 명칭에 중앙이 개입한다는 것은 재고가 요한다.

화성시에 간곡히 말하고자 한다. 박지성 선수를 수원출신으로만 여기지 않는 넓은 안목을 기대한다. 영어 발음인 ‘센트럴파크로’보다는 ‘박지성로’가 더 친근하고, 청소년에게 희망을 주는 상징성이 높다고 본다. 도로 구간이 화성시 쪽에 더 많다. 따라서 화성시의 의견이 존중돼야 함을 안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는 대한민국의 선수, 경기도의 선수다. 화성의 ‘박지성’이 아니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박지성로’는 본인이나 가족이 원해서 지정됐던 게 아니다. 가만히 있는 사람의 이름을 따 도로명을 붙였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는 취소하고 다른 이름을 붙인다고 한다. 인도상으로 할 일이 아니다. 경위가 어떻든 가혹하다.

경기도의 적극적인 중재가 요구된다. 당초 ‘박지성로’ 지정을 추진한 것은 경기도다. 전임 도지사 재임 때다. 하지만 경기도의 일을 두고 시임 도지사가 ‘나 몰라라’하는 차별은 있을 수 없다.

경기체육계, 특히 축구인들의 ‘박지성로’ 보존운동이 있을 때다. ‘박지성로’는 경기축구인들의 자긍심이다. 축구인의 자긍심과 지역사회를 위한 축구인들의 노력을 지켜보고자 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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