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虎大將

중국 영화 ‘적벽대전 2’가 설 극장가를 석권, 관람 인원이 300만명을 돌파했다. 스펙터클한 규모에 긴박감 넘친 연출로 흥행을 성공시켰다.

적벽(赤壁)은 호북성 가어현에 있는 양자강의 좌안이다. 경치가 수려하여 후세 송나라 문장가 소동파(蘇東坡)가 적벽부(赤壁賦)를 짓기도 했다.

적벽대전은 유비, 손권이 소수 연합군으로 조조의 대군을 섬멸한 싸움이다. AD 208년 겨울의 일이다. 연합군이 적벽에 매놓은 조조 수군의 선단에 불을 질러, 때 아닌 동남풍으로 삽시간에 궤멸케 한 화공이다. 겨울철에 동남풍이 분 것을 제갈공명의 신통력으로 삼국지는 전한다. 그러나 천문에 밝았던 그가 이상기후 현상을 예견했던 것으로 보는 것이 후세 사람들의 관측이다.

적벽대전을 계기로 당시 중국은 완전히 삼분 분할의 삼국시대로 접어 들게 된다. 즉 중원은 조조의 위나라, 강남은 손권의 오나라, 서쪽 파촉은 유비의 촉한이 건국됐다. 파촉은 지금의 사천성 일원이다.

삼국 가운데 가장 형세가 약한 게 유비의 촉한이다. 이럼에도 유비가 황제에 올라 중원 정벌을 꾀할 수 있었던 것은 승상 제갈공명과 오호대장(五虎大將)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원 정벌은 유비가 죽은 뒤에 그 아들이 제위에 올라서도 계속됐다. 제갈공명이 새 황제가 된 유비 아들에게 중원 정벌에 나서면서 바친 글이 유명한 출사표(出師表)다.

오호대장은 호랑이처럼 무서운 다섯명의 큰 장군을 말한다. 관우, 장비, 조운, 마초, 황충이다. 일당백(一當百)의 무예와 용맹으로 전쟁터를 무인지경으로 달리곤 했다.

그런데 오호대장은 관직이 아니다. 명예직이다. 그러나 이들은 벼슬이 아닌 그 같은 명예를 더 소중히 했다. 또 관우, 장비는 유비와 무명시절에 뜻을 모아 도원결의를 맺은 의형제인 데 비해 조운, 마초, 황충은 중간에 합류한 외인부대다.

주목된 사실은 유비 황제의 의형제인 관우, 장비와 외인부대인 조운, 마초, 황충 등과 조금도 차별이 없었던 점이다. 유비의 이 같은 용인술이 오호대장들로 하여금 진충보국을 다하게 했다.

책을 잘 안 읽는 요즘 사람들은 삼국지도 별로 안 보는 것 같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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