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두 차례에 걸친 일일택시기사 체험에 이어 도청 직원 50여명이 잇따라 일일택시 기사 체험을 준비하는 모양이다.
이른바 민생체험이다. 행정 당국자가 민생체험에 나서는 것은 가장 좋은 시책 방향의 결정이다. 또 경영 및 임금 구조에 문제점이 많은 것이 법인택시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긴 하나 이상하다. 도청 직원이 떼거리로 서두는 택시기사 민생체험이 과연 뭣 때문인지 궁금하다. 민생이 어려운 건 비단 택시기사 분야만이 아니다. 도청 직원이 무더기로 민생체험에 나설 요량이면 택시기사 말고도 허다하다.
택시기사를 하려면 1종운전면허자격증 말고도 운전종사원 교육을 이수한 뒤 실무교육에 합격해야 된다. 이에 소요되는 노력과 시간이 여간 아니다. 굳이 이러지 않고도 민생체험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도청 공무원들이 자가용 승용차를 안 타고 택시를 타거나 시내버스를 타보는 것도 좋은 민생체험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금 각기 업무를 맡고 있는 행정분야의 현장을 직접 찾아 몸소 경험하는 것은 훌륭한 민생체험이다.
행정이 현장과 괴리현상을 빚고 있는 원인으로 첫손 꼽히는 것이 탁상행정이다. 책상머리 생각으로는 현장의 실정을 반영하기가 어렵다. 이런 점에서 긍정적으로 봐야 할 민생체험이 택시 분야에만 치우친 쏠림 현상은 부정적이다.
‘일견폐형(一犬吠形)이니, 백견폐성(百犬吠聲)’이라고 했다. 후한(後漢)의 사상가 왕부(王付)가 저서 ‘잠부론’(潛夫論)에서 한 말이다. ‘잠부론’은 유교주의 정치론을 설파한 책이다.
일일택시기사 체험은 김문수 도지사가 두 차례에 걸쳐 한 것으로 충분하다. 이에 이은 도청 직원의 무더기 택시기사 체험은 오해를 사기에 십상이다. 무슨 일이든 일은 형평성에 합치돼야 한다. 경기도청의 민생체험 쏠림은 형평성을 잃고 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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