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중 잘려나간 동료의 손가락을 찾기 위해 쓰레기 소각장 벙커로 뛰어든 50대 환경미화원이 쓰레기에서 발생한 메탄가스에 질식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더욱이 1년6개월 동안 가족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가정을 위해 묵묵히 일해 왔으며 올 7월이 계약기간 만료로 남은 기간을 불과 몇달 앞두고 변을 당해 가족들의 슬픔을 더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11시50분께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수원쓰레기소각장에서 D용역회사 소속 A씨(55)가 동료의 잘려나간 손가락을 찾기 위해 쓰레기 벙커로 뛰어들었다 쓰레기에서 발생한 가스에 질식돼 숨졌다.
이날 사고는 환경미화원인 A씨 등 3명이 지역에서 수거해 온 쓰레기를 소각장에 반입한 뒤 소각로에 넣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쓰레기 차량 적재함을 조작하던 B씨가 적재함 실린더 부분에 손이 끼는 사고를 당했고 심한 통증과 함께 깜짝 놀란 B씨가 끼고 있던 장갑을 바로 옆 쓰레기 벙커로 던지고 말았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B씨의 손가락이 절단된 것을 확인했으며 손가락 봉합수술을 하려면 절단된 손가락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들은 A씨가 10여m 아래 쓰레기 더미에 있는 장갑을 발견, 크레인에 몸을 맡긴 채 벙커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다급한 마음에 보호장비 없이 내려간 A씨는 한참 동안 동료의 손가락을 찾던 중 쓰레기 더미에서 발생한 메탄가스에 중독돼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더욱이 벙커에 가스 등이 있는 줄 모르고 119구조대는 손가락이 잘린 B씨만을 태우고 병원으로 떠난 뒤였다.
A씨의 유가족은 “몇 달 뒤에는 가족들의 권유로 일을 그만두기로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가슴이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경찰은 안전관리 요원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 소각장 관리자를 상대로 과실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권혁준기자 khj@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