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쌀가공식품협회가 오는 28일, 29일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2009 서울 떡볶이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이유 중 하나는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2002년 우리나라의 식량 소비량은 415만t(1인당 87㎏) 이었지만 2006년 386만t(1인당 78.8㎏), 2007년엔 379만t(1인당 76.9㎏)으로 줄었다. 5년 동안 8.6%가량 감소했다.
식량 소비량이 줄어드는 반면 공급은 늘고 있다. 해마다 농가에서 생산하는 분량 외에도 2004년 세계무역기구(WTO) 쌀 협상 결과에 따라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최소시장접근물량(MMA)이 있다. 공공비축 미곡 매입제도에 따라 매년 일정량의 쌀도 사들여야 한다. 정부 입장에선 재정 손실을 줄이기 위해 쌀의 재고를 줄여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쌀 소비를 아무리 장려한다 해도 밥으로 먹어서 없애는 데는 한계가 있다. 많이 먹어야 하루 세 번인데, 세 끼를 모두 쌀밥으로 챙겨먹는 사람은 드물다. 결국 공략해야 할 시장은 떡과 술, 국수 등 쌀로 만든 가공식품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떡볶이를 외식체인사업의 주 품목으로 격상, 가래떡 소비 시장의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름 없는 포장마차에서 이쑤시개로 찍어 먹던 떡볶이를 치킨이나 피자처럼 브랜드화하겠다는 얘기다.
떡볶이가 쌀 재고량만 줄여주는 것은 아니다. 부가가치가 큰 산업이기도 하다. 고추장 등 소스 업체, 떡, 소스 제조기계 업체, 포장 용기 업체 등이 가세하면 시장 규모가 5배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떡볶이는 김치, 불고기와 더불어 한식의 세계화를 주도할 음식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인다. 이탈리아의 거리에서 누구나 사 먹을 수 있는 피자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처럼 떡볶이도 세계의 인기 요리로 전파될 수 있다.
떡볶이는 집이나 학교 근처에서 얼마든지 사 먹을 수 있어 좋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선 1만3천~1만5천원이지만 일반 시장에선 가격도 비싸지 않다. 떡볶이는 궁궐에서 임금도 먹은 별식이다. 그렇지만 분식집에서 먹으면 더 맛있다.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떡볶이를 먹는 모습은 그림 같다. 아이들과 ‘떡볶이 페스티벌’에 가고 싶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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