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망언

동토의 땅인 알래스카주는 미국 최대 면적의 주이면서 인구는 최소인 천연자원의 보고다. 베링해협을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마주 대한다. 베링해협은 덴마크의 탐험가 베링이 1728년 이 해협을 발견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울러 알래스카 대륙을 발견한 것도 베링이다.

알래스카를 발견한 베링은 덴마크 사람이었으나, 발견의 계기가 된 탐험은 제정 러시아의 의뢰와 지원에 의하였으므로 알래스카는 러시아 땅이 됐다. 총독을 파견해 알래스카를 관리해오던 러시아가 미국에 단돈 720만달러(약 108억원)를 받고 판 게 1867년이다. 유럽에서 극동지역을 지나 북미 서단에까지 뻗친 광활한 국토를 지녔던 러시아로서는 당시엔 북미 서단의 알래스카에 별 매력을 못느껴 황실 재정의 궁핍 타개책으로 국토를 팔았던 것이다.

일본에서 차기 총리를 노리는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의 제주도 매입설 망언이 일본 언론에 보도됐다. 오자와는 지난 12일 어느 노조와의 대화에서 대마도 얘기가 나온 끝에 “지금은 엔고이므로 절호의 찬스다”며 “제주도를 사버리자”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파문이 일자 본인은 부인으로 진화에 나섰으나 설사 그냥 한 말일지라도 매우 고약하다. 대마도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먼 남쪽 제주도는 우리 땅이면서 부산항 코앞에 있는 대마도는 일본 땅이 된 것은 역사의 미스터리다.

제주도 개벽설화에 나오는 3성(姓)이 고·부·량(高·夫·梁)이다. 그중 고을나(高乙那)의 15대손이 신라에 입조하여 ‘탐라’(耽羅)라는 국호를 받아가 한동안 ‘탐라국’으로 불리다가 고려 희종 때(1211년) 지금의 제주도로 개칭됐다. 고려말엽 들어 원나라가 제주도에서 말을 집단으로 사육하면서 세력을 키웠으나 공민왕 23년(1374년)에 원나라 사람들을 모두 몰아냈다.

제주도는 이 같은 문헌상의 기록외에도 제주시에서 한림읍에 이르는 해안지대서 많은 선사유적지가 발견됐다. 이미 선사시대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살아온 것이다. 제주도는 국토의 남단 보고다.

독도를 다게시마라고 우기는 일본 사람들이다. 오자와의 제주도 매입설은 ‘경제동물’의 근성을 드러내는 망언이다. 또한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산 알래스카를 염두에 둔 헛소린지 몰라도 이도 주권 침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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