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쉬어가는 공원같은 쉼터
“단순히 먹거리를 찾고 화장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곳에는 마음의 여유와 함께 진정한 휴식을 제공해 주는 무엇인가가 있어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할때마다 항상 들리게 됩니다.”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신갈JC에서 30㎞ 이내(하행선), 인천방향 호법JC에서 2㎞ 지점(상행선)에 위치한 덕평자연휴게소에서 만난 임재록씨(49). 봄철을 맞아 현장체험 등에 나서는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관광버스를 운행하고 있다는 임씨는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면 학생들을 꼭 이 곳에 내려준다. 단지 임씨가 이 곳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덕평자연휴게소는 이름 그대로 자연과 더불어 이용객들에게 또 다른 감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188만790㎡ 규모에 이르는 폐도부지에 복합휴게시설로 개발, 지난 2007년 4월20일 상행선 운영을 시작한 덕평자연휴게소는 오는 28일 하행선까지 오픈한다.
이로써 영동선 유일의 상·하행선 통합 휴게소로 만남의 광장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덕평자연휴게소는 하행선 개장과 함께 보다 많은 고객들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축하공연과 경품행사, 기념품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휴게소 관계자는 “하행선 휴게소까지 영업을 개시하면 전국 어느 곳에서 오더라도 이 곳에서 만나 카풀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타 지역의 만남의 광장은 주차장 시설의 부족으로 장기주차 차량에 대한 통제가 심하지만 이 곳은 800여대의 차량이 동시에 상·하행 주차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차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휴게시설
덕평자연휴게소는 이곳을 이용한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이들 이용자들의 체류도 평균 1시간 이상으로 다른 휴게소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휴게소측의 분석이다.
오는 28일 하행선 휴게소까지 오픈하게 되면 본격적으로 바빠질 것으로 예상하며 마지막 점검에 한창이다.
이 곳을 들른 사람들이 또다시 찾는 이유는 뭐니뭐니 해도 뛰어난 부대시설이다.
휴게소 입구에 들어서면 천연목재와 유리로 된 휴게소 본 건물이 친근감을 준다.
길게 나선형으로 지어진 건물 안에는 여느 휴게소와 같이 자율식당과 편의점 그리고 판매시설 등이 눈에 들어온다.
이 건물은 2007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당시 심사위원들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휴게소가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평을 내놨다.
또한 국내 최초 지열 냉난방 시스템과 태양광 발전 시스템으로 휴게소 내·외부 전력의 상당부분을 자연으로부터 얻어 에너지를 재생시키고 이를 실생활에 이용하는 친환경 건축물이다.
휴게소 음식은 단아한 건물만큼이나 정갈한 맛을 자랑하며, 단독 건물로 들어선 고급스런 한식과 양식의 전문식당은 여타 휴게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 곳만의 자랑거리다.
◇화장실
누구나 고속도로 휴게실을 들르면 화장실을 찾는다. 따라서 화장실은 휴게소의 얼굴이다.
덕평자연휴게소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바로 호텔시설을 방불케하는 화장실이다. 무심코 이 곳 화장실을 찾는 사람들은 행여 잘못 들어온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만든다.
가장 먼저 접하는 세면대와 젖은 손을 말리는 적외선 ‘에어 드라이어’를 시작으로, 창문 밖에는 대나무가 정취를 더하고 실내에는 노란 꽃을 피운 야생화들이 심어져 있다.
그리고 화장실 안에는 여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보지 못했던 자동 비데가 설치돼 있다.
특별히 페인트나 화려한 색상을 더하지 않고 천연목재의 결을 그대로 살린 화장실 내부는 원목 향이 배어나는 착각마저 일으키게 한다.
이 화장실은 경기도가 주최한 제4회 ‘아름다운 화장실을 찾습니다’의 역, 휴게소, 터미널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조경시설
휴게소 가운데 설치된 한국식 정원은 ‘이 곳이 고속도로 휴게소가 맞나’할 정도로 또다시 낮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작은 분수와 함께 멀리는 인공폭포가 아름다움을 더해주며 정원 곳곳에 깨끗한 물이 흐른다.
이 곳의 물은 이미 사용했던 것을 정화해 다시 흘러보내는 중수도(中水道)이기에 더욱 놀랍다.
호수주변에 들어선 나지막한 담장, 그 주변을 감싸는 잔디, 봄이면 흐드러지게 필 꽃과 나무는 흡사 비원이나 창경궁을 연상케 한다.
또 정원 끝에는 온몸을 잔디로 치장한 커다란 공룡모형 3마리가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그 뒤 벌판에 들어선 3개의 흰색 바람개비 또한 이색적인 볼거리다.
이와 함께 이 곳에는 주말이면 통기타 가수들이 자신의 음반을 홍보하기 위해 귀에 익은 포크송 공연을 이어간다. 감미로운 가수들의 공연이 시작되면 삼삼오오 방문객들이 모여 음악을 감상하는 말그대로 미니콘서트장이 된다.
◇아웃렛 매장
덕평자연휴게소에서는 맛있는 식사뿐 아니라 양질의 쇼핑도 할 수 있다.
현재 코오롱 스포츠, 잭니클라우스 매장이 있고 하행선 개장과 함께 나이키, 아디다스 아웃렛 매장이 들어서 저렴한 가격에 스포츠·레져 용품을 구입할 수 있다.
향후 골퍼들을 위한 전문 골프 아웃렛 매장을 계획중이어서 저렴한 가격의 골프 용품을 곧 고속도로에서 만나볼 수 있다.
휴게소 관계자는 “부지소송 문제로 아직 주유소를 설치 못해 운전자들이 또다른 휴게소를 들려야하는 불편을 주고 있는데 조만간 이 문제로 해결할 방침”이라며 “덕평자연휴게소는 가능한 한 길을 나서는 모든 고객이 내집과 같은 편안함과 행운을 갖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오·이명관기자 mklee@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