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로서는 불가사의한 것이 벼슬아치들의 재산증식이다. 하루하루 살기가 힘겨운 것이 서민생활이기 때문이다. 저축은 엄두내지 못한다. 빚으로 살림을 꾸려가기가 예사다. 저축은커녕 빚만 안 져도 감지덕지한 것이 서민들 생각이다.
이런 판에 벼슬아치들은 해마다 재산이 늘어간다. 올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또한 지난해에 비해 한결같이 늘었다. 불과 한 해 사이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은 보통이고 수십억원이 늘어난 공직자가 많다. 1년에 단 천만원을 저축하려고 해도 불과한 서민들 입장에서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고위공직자 재산 증식이 불가사의한 것은 당연하다.
경제가 얼어붙어 부동산 거래가 위축됐을 뿐만이 아니라 시세도 떨어졌다는 것은 상식이다. 예컨대 지방세 세수가 이 때문에 크게 결함이 생길 정도로 위협받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재산 증식 사유의 하나로 제시된 것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인 것은 참 희한한 일이다. 고위 공직자가 지닌 부동산은 불황은커녕 호황이니 도대체 그 비결이 뭣인지 궁금하다.
또 하나 궁금한 것은 예금저축으로 증식된 재산이다. 예를 들면 1년 사이에 급여 저축으로 6천여만원을 늘렸다는 사례가 있다. 한달에 500만원을 저축했다는 계산이 된다. 그 사람 월급이 도대체 얼만지는 모르지만, 그럼 그렇게 저축하고 생계는 무슨 돈으로 꾸려갔다는 것인지 이 역시 서민들 입장에서는 불가사의한 일이다.
재산이 많다고 해서 부정축재했다고 볼 수 없고, 재산이 적다고 해서 청백리라고 볼 수 없는 것이 고위 공직자의 재산이긴 하다. 그러나 이상하다. 가령 기업인들은 돈 버는 것이 본업이므로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책잡힐 이유가 없다. 하지만 공직자는 치부하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기업인 뺨칠 만큼 재산 증식 수단이 좋은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고위 공직자 재산 신고는 잘하는 제도다. 그런데 잘하는 이 제도가 신고 때마다 서민층의 비위를 뒤틀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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