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체불문제 속히 해결해야

김병화 광명 주재 차장 bh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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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 풀풀 날리는 공사장에서 가장이라는 책임감으로 힘든줄 모르고 묵묵히 일만 했습니다”

경기가 좀처럼 회생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광명시와 주택공사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소하택지 개발 사업이 시공사들의 법정관리와 퇴출 등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공사가 지연돼 일부 근로자들이 원청업체의 법정관리로 인해 임금을 받지 못하자 자신의 몸에 불을 지펴 분신을 하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지난 3일 오후 1시30분께 광명소하택지개발 공사현장 근로자인 김모씨(53)가 원청업체의 법정관리로 밀린 임금을 못받자 광명시 소하동에 있는 주택공사 건설본부 주차장에서 자신의 몸에 신너를 끼얹고 분신을 시도했다. 김씨는 함께 공사현장에서 일을 했던 근로자 20여명과 공사감독을 맡고 있는 주공에 찾아가 원청업체의 부도로 밀린 임금을 보전해 줄것을 요구하다 주공측의 시큰둥한 반응에 화를 참지 못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취한 것이다.

김씨의 행동은 정당하지 못하나, 어느 누구 이를 책임지지 않으려는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김씨는 원청업체가 지난 1월 정부의 부실기업으로 퇴출된 S건설의 하청업체인 N개발의 일용직 근로자였다.

다행히 현장에 있던 동료들의 도움으로 김씨는 생명에는 별 지장이 없는 상태이지만 김씨의 몸은 이미 만신창이가 돼 회생불가능할 정도로 얼룩져 있었다. 한 가정의 어엿한 가장으로 공사현장에서 한줄기 희망을 안고 일한 결과가 체불이라는 멍에로 남아 영원히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돌아왔지만 그 어느 누구 그의 인생을 책임지려 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받은 임금은 근로자들의 숭고한 결실이다. 이들에게 체불은 죽음과도 같다. 경제상황이 악화되다보니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하지만 근로자들이 흘린 땀의 댓가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다. 어렵다고 자조적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함께 어려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묘책을 찾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체불로 고통받는 근로자들에게 하루빨리 웃음을 찾아줘야 한다./b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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